[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넥센 양훈(29)이 친정팀을 상대로 약 3년 만에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넥센은 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넥센은 7연승 행진과 함께 67승54패1무를 기록했으며, 동시에 한화를 3연패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넥센은 3회까지 0-4로 기선을 제압당했지만 기어이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 양훈이 있었다.

이날 선발 오재영이 3.1이닝 만에 4실점을 내주면서 일찌감치 역할을 마친 가운데 양훈은 4회 1사 2, 3루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위력적인 피칭이 펼쳐졌다.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큰 고비를 넘기더니 김경언마저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묶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것. 자칫 추가점을 내줬다면 승부의 향방이 완전하게 한화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양훈이 듬직하게 제 역할을 다해냈다.

그는 5회 1사 후 정현석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을 뿐 후속타를 꽁꽁 틀어막았지만 6회 들어 다소 아쉬운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1사 후 정근우에게 좌월 솔로 홈런(비거리 115m, 시즌 8호)을 얻어맞아 올시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이 중단되고 만 것. 이후에도 이용규와 김경언에게 안타를 얻어맞아 추가 실점 위기가 있었으나 김경언의 중전 안타 때 중견수-유격수-포수로 연결되는 완벽한 중계 플레이가 나오면서 홈을 파고든 이용규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수비 도움을 통해 안정감을 되찾은 양훈은 7회 폭스, 정현석, 김회성을 나란히 범타 처리하면서 마지막까지 맡은 바 임무를 다해냈다. 결국 8회초 넥센이 서동욱, 박헌도의 적시타를 통해 6-5로 승부를 뒤집으면서 양훈은 2012년 8월3일 SK전 이후 무려 1,127일 만에 승리투수의 감격을 누렸다. 이날 최종 성적은 3.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한화로 복귀했던 양훈은 올 4월초 넥센 허도환-이성열과의 2대1 트레이드 명단에 포함돼 2005년 이후 줄곧 몸담았던 팀을 떠나게 됐다. 이후 양훈은 염 감독의 배려 속에서 몸을 차근차근 새롭게 만들었고, 6월4일과 7일 잠시 모습을 드러낸 뒤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불펜진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에서 10.1이닝 9피안타 5볼넷 2탈삼진 비자책 3실점을 기록,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왔던 양훈은 비록 정근우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시즌 첫 자책점을 기록해야 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시즌 첫 승 및 팀의 7연승을 통해 활짝 미소지을 수 있었다.

한편 양훈은 “승리를 거둬서 기분이 좋다"고 운을 뗀 뒤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이 많다. 많이 기다려준 것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이날 경기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오랜만에 타이트한 경기에 나와서 긴장이 많이 됐다. 상대가 친정팀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그랬다"고 떨렸던 마음을 솔직히 전한 뒤 "지금처럼 이렇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함께 전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양훈의 맹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간에 올라온 양훈이 긴 이닝을 소화해준 덕분에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스피드와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앞으로의 피칭이 더욱 기대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뒤 “또한 박헌도, 유재신 등 많은 백업 선수들이 있는데 오늘은 이들의 활약 덕에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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