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5 KBO리그의 4강 윤곽이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을야구의 마지막 초청권인 와일드카드를 거머쥐기 위한 순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일 현재 한화가 48승47패를 기록하며 5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SK(45승45패2무)와 KIA(47승47패)가 불과 반 경기 차로 그 뒤를 바짝 뒤쫓으며 추월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오히려 분위기만 놓고 보면 3연패에 빠진 한화보다 6연승에 최근 10경기 8승2패를 기록한 KIA의 기세가 더 좋다. KIA는 SK와 한화를 상대로 각각 시리즈 스윕을 기록하면서 5위 자리의 향방을 단숨에 미궁 속으로 빠뜨리는데 성공했다.

▲ 한화의 2번째 3연패, 로저스 영입 승부수

한화에게 KIA전 3연패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6월 중순 5연패가 한 차례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3연패 이상을 당한 적이 없었을 만큼 그동안 위기 상황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 왔던 팀이 바로 한화다. 그러나 가장 믿을 수 있는 탈보트 카드가 1차전부터 실패로 돌아갔고, 2~3차전 역시 필승조를 총 동원하고도 내리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특히 3연패 뿐 아니라 KIA와의 3연전에서 이용규를 잃었다. 박정수의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이용규는 근육 파열 진단을 받고 최소 4주 가까운 재활 기간을 거치게 됐다. 부상 이후 강경학이 리드오프, 장운호가 중견수에 각각 투입됐지만 공수에서 이용규의 공백을 채우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한화의 분위기 쇄신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로저스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저스는 2일 한화에 본격 합류했으며, 선발로서 최대한 빠른 시기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저스가 최근 10경기에서 팀 선발 평균자책점 7.19를 비롯해 선발승이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던 한화의 구세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SK, 확실한 반등의 계기가 필요

SK 역시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한숨을 골라냈지만 이에 앞서 KIA에게 스윕패를 당한 것이 결과적으로 5위 싸움에 위협이 될 상대를 늘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한화가 선발진에서 불안 요소를 노출했다면 SK의 경우 불펜진의 난조에 발목을 잡혔다. 최근 10경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10.02로 10개 구단 중 최악의 성적을 남겼고, 믿었던 정우람이 KIA전에서 두 차례나 무너진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를 모았던 세든이 2년 전 정상급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SK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단 SK는 여전히 평균자책점 리그 2위(4.43)에 해당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배의 복귀가 불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팀 타선 역시 점차 짜임새를 갖춰 나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김성현, 박정권, 나주환, 최정 등이 최근 10경기에서 저마다 4할대에 육박하는 고타율을 기록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SK로서는 4일부터 시작되는 한화와의 2연전에서 5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KIA, 날카로운 이빨 드러낸 호랑이

KIA는 5위 경쟁팀들을 상대로 6연승을 챙기면서 약 한 달여 만에 5할 본능을 다시 회복했다. 이 기간 KIA는 팀 평균자책점 2위(4.00), 팀 타율 3위(0.303)로 투타에 걸쳐 안정적인 활약이 돋보였고, 무엇보다 놀라운 뒷심을 통해 수많은 역전승 내지는 1점 차 승리 등을 챙기면서 자신감 역시 최고조까지 끌어올렸다.

전력상 여전히 한화와 SK에게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KIA는 핵심 선수들은 물론 노장과 신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김기태 감독이 던진 몇 차례 승부수가 빛을 보면서 개막 6연승 이후 다시 한 번 거침없는 상승세를 내달리는데 성공했다. 6월23일 이후 넘보지 못했던 5위 자리 역시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단 KIA는 개막 6연승 이후 5연패를 당한 뼈아픈 기억이 있을 뿐 아니라 분위기에 따라서 연승과 연패를 자주 반복한 팀이기도 하다. 넥센(4승8패)과 NC(3승8패) 등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져있는 팀들과의 원정 경기 및 8연승 이후 3연패의 스윕패를 당한 kt를 상대로 이번 주까지 좋은 기세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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