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그럴 친구가 아닌데...”

한화 김성근 감독이 불법 배팅 및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KGC인삼공사 사령탑 전창진 감독의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농구계를 충격에 빠뜨린 상태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지난 2월말부터 3월 사이에 열린 총 5경기에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최소 3억원의 배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부 조작에 대한 부분은 의혹이 제기된 단계이며, 전 감독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2년 한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4대 프로스포츠의 대표적인 사령탑(야구 김성근, 배구 신치용, 축구 최강희, 농구 전창진)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을 계기로 전창진 감독과도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전 감독이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았을 무렵에도 반가운 마음을 한껏 드러내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또한 최근 본인을 멘토로 삼고 있다는 전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들은 뒤에도 “나 역시 다른 종목 중에서는 농구를 자주 보는 편이다. 가장 박진감이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은 뒤 “전창진 감독을 비롯해서 당시 한 자리에서 만난 감독들 모두가 승부 근성이 넘치는 편이다. 눈빛들이 예사롭지 않다”며 전 감독의 승부사 기질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들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주고받던 중 전창진 감독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전 감독의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사실인가?”라며 이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뒤 “그럴 친구가 아닌데..”라는 말로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한 채 머리만 긁적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어 “새로운 팀으로 갔다고 하지 않았던가. 조만간 내게도 한 번 찾아오겠다고 했었는데...”라며 어렵게 말문을 뗀 뒤 혐의가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취재진의 설명에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한편 전창진 감독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강남은 26일 KGC인삼공사 구단에 보낸 문서를 통해 “전창진 감독은 승부를 조작한 적이 없으며, 불법 스포츠토토에도 거액을 베팅한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