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재지명 놓고 서로 다른 입장 차...빠른 쾌유에는 한 목소리

정현석이 위암 진단을 받아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정현석(30)이 위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정현석은 지난 15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한화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그러나 예상 밖의 당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정현석의 위암 투병 사실이 드러났고, 삼성 측에서 보상선수 재지명의 가능성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문의한 것.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정현석은 지난 3일 건강검진을 했고 그로부터 5일이 지난 시점에서 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2일 수술을 받아 현재는 병원에서 요양 중인 정현석은 오는 19일 퇴원할 예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위암이 초기에 발견됐을 뿐 아니라 무사히 수술을 마치면서 경과가 좋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어진 설명이다. 회복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

한화 측에서는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20인 보호선수 외에 나머지 부상리스트를 사전에 모두 공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누가 지명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수의 암 투병 사실을 외부적으로 떠벌릴 일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트레이드와 같은 상황이라면 선수 몸상태를 밝히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20인 보호선수의 경우 모든 부상자 내역을 미리 오픈하지는 않는다. 물론 삼성 측에서 선수를 지명한 시점에서는 당연히 정현석의 몸상태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언급했다.

즉 15일 오후 5시10분 경 삼성 운영팀 측에서 정현석 지명 사실을 통보해왔고, 한화는 정현석의 몸상태를 곧장 설명했다는 것. 이후 삼성이 5시45분 경 선수 양수양도 각서에 도장을 찍어 KBO로 보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한화로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삼성의 경우 야구규약 제92조에 언급된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때 양도구단은 이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부분이 보상선수 재지명에도 해당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양 구단과 KBO가 어떤 결론을 내는 것이 슬기로운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규약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지만 삼성과 한화 측 모두 공통적으로 입을 모은 부분이 있다. 바로 정현석의 빠른 쾌유다.

한화 관계자는 “(정)현석이가 워낙 착하고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암 확진 판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또한 선수의 회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공개된 점에 대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선수 역시 힘든 상황에서 일이 잘 매듭 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삼성 관계자 역시 “선수가 아픈데 누가 잘 했는지를 따질 상황은 절대 아니다. 정현석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빠르고 현명하게 양 구단과 KBO가 협의를 마쳐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는 자체가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애초에 사건이 확대되지 않기를 양 구단이 진정으로 바랐다면 양수양도 계약서를 보내기 전에 선수의 몸 상태를 보다 꼼꼼하게 확인하고 설명해주는 절차를 주고받았어야 했다.

또한 뒤늦게 설왕설래를 펼칠 것이 아니라 양 구단이 충분한 조율을 거치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언론에 보호선수 지명 여부를 발표 했어야만 했다. 그것이 정현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지켜주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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