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최정(27)이 사상 최고 대우로 잔류를 결정했다.

SK는 26일 “FA 최정과 4년 총액 86억원(계약금 42억원, 연봉 11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가 최정을 붙잡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FA 사상 최고의 대우다. 지난해 롯데와 4년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40억원)에 계약한 강민호의 기록을 불과 1년 만에 최정이 갈아치웠다.

강민호도 지난해 계약 당시에는 심정수의 4년 60억원 기록을 9년 만에 깨뜨리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는 점에서 이를 다시 한 번 큰 액수 차로 뛰어넘은 최정의 가치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비록 기대를 모았던 100억원 시대를 열지는 못했지만 강민호와 달리 최정의 기록은 오랜 기간 깨지지 않는 ‘마의 영역’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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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86억원의 사나이’가 될 자격이 충분한 선수다. 10년간 통산 타율 2할9푼2리(3,537타수 1,033안타) 168홈런 634타점 593득점 119도루를 기록한 그는 매년 꾸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5년 연속 75타점 돌파에 성공했으며, 올시즌 부상으로 규정 타석을 충족시키지는 못했으나 최근 5년 간 3할 타율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그의 꾸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사구 부문 1~2위(통산 156사구, 역대 3위)를 지속적으로 다툴 만큼 투수들의 위협구를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를 선보여 ‘슈퍼스타들은 일반적으로 몸을 사린다’는 편견을 깨뜨린 선수가 바로 최정이다. 자신의 현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성실한 마음가짐 속에 모범적으로 선수활동을 이어온 점,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남아있는 20대의 나이라는 점도 최정이 역대 최고의 FA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계약을 마친 최정은 “SK에서 10년 동안 뛰면서 선수, 코칭스태프와 정이 많이 들었다. 특히 SK 선수들이 정말 좋았다”며 구단과의 정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 “SK에서라면 편안한 환경에서 부담 없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팀으로 떠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만약 최정이 본인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타 구단과의 협상에 착수했다면 몸값은 최소 100억원을 돌파할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정은 오히려 “올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에게 고맙다”는 뜻을 표현했으며, 그 역시 돈보다는 의리에 보다 무게를 둔 가운데 SK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또한 그는 “고액 연봉에 대한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선후배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열심히 뛰고 싶다. 올해 부상을 겪은 만큼 두 번의 실패가 없도록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서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이제 변함없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이와 같은 다짐을 실천으로 옮길 최정의 2015시즌을 지켜볼 일만 남았다.


역대 FA 계약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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