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이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되며 팀을 벼랑 끝 위기에서 구해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잠실=박대웅 기자] 이호준(38)의 홈런 한 방에 NC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NC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2연패 뒤 첫 승을 따내며 극적으로 승부를 4차전까지 몰고 가는데 성공했다. 물론 여전히 상황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2경기를 모두 쓸어 담는 일이 결코 불가능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NC를 탈락 위기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선수는 바로 이호준이었다. 이호준은 2-2로 맞선 6회초 1사후 LG 선발 리오단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25m)을 쏘아 올렸다. 이호준이 그려낸 아치는 결국 이날의 결승포로 기록됐다.

NC는 1회초 2점을 먼저 뽑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3회와 4회 나란히 1점씩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압박을 당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분위기상으로는 분명 LG에게 뒤져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5회말에는 무사 1, 3루까지 몰리면서 역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성범이 이병규(7)의 중견수 플라이 때 홈으로 파고들던 오지환까지 동시에 처리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이어진 6회초 공격에서는 곧바로 이호준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경기 흐름을 완벽히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앞서 이호준은 1차전 팀의 완패 속에서도 9회 자존심을 지키는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2차전 역시 1-3으로 뒤진 7회 신정락으로부터 우전안타를 터뜨린 뒤 득점까지 성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호준은 3차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유독 진하게 드러냈다. 바로 2-3으로 뒤져있던 8회말 2사 1루의 마지막 타석 때 이동현으로부터 볼 3개를 연속으로 골라내 유리한 볼카운드를 만들고도 4구째 한복판의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낸 점을 언급했다. 결국 볼넷을 골라내기는 했지만 이종욱이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NC가 동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호준은 “주위에서 ‘왜 안 쳤냐’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쳤다면 좋은 타구가 나왔을 텐데 영웅이 아닌 역적이 되고 말았다”며 “머릿속으로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오늘은 막 쳐야겠다. 하얀 것(공)이 눈에 띄면 무조건 치겠다”는 농담을 던지며 애써 어두운 분위기를 달랬다.

그러나 이호준은 결국 이 발언을 실행으로 옮겼다. 1회초부터 2루타를 쏘아 올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한 그는 세 번째 타석에서 리오단의 초구 143km 직구가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결국 2-2의 팽팽한 균형을 깨뜨렸다.

올시즌 이호준이 잠실구장에서 LG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것은 지난 6월25일 경기가 유일했다. 잠실에서 좀처럼 때려내지 못했던 홈런이지만 이호준은 결국 팀이 벼랑 끝에 놓인 상황에서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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