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1군 '막내구단' NC 다이노스에서 '막내 라인'을 형성하는 1993년생 선수들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설렘과 시련이 공존하는 무대다.

박민우(21), 이민호(21), 김성욱(21)은 NC는 물론 LG 트윈스를 포함한 준플레이오프 출전자 명단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다.

이들은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뛰어난 활약과 가능성으로 당당히 엔트리에 올랐지만, 지금까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직 미약하다.

박민우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40타점 87득점에 50개의 도루로 활약하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힌다.

3할에 가까운 타율과 빠른 발로 톱타자 자리를 꿰찬 그는 NC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1·2차전에서는 8타수 1안타 삼진을 5번 당하며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뼈아픈 실책까지 나왔다.

NC가 2-3으로 한 점 차 역전 희망을 놓지 않았던 9회초 LG 공격 1사 1루에서 내야 뜬공을 떨어뜨려 LG에 도망가는 1점을 내주고 만 것이다.

당시 LG 대주자 문선재는 2아웃 상황으로 착각한 듯 뜬공 상황에서도 2루에 슬라이딩한 뒤 3루까지 내달리는 어이없는 주루를 펼쳤지만, 박민우의 실책으로 홈까지 들어와 행운의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박민우는 물론 NC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수였다.

이민호도 혹독한 첫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민호는 정규시즌에서 7승 2패 2세이브의 좋은 성적으로 NC의 불펜을 강화한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1차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최경철과 다음 타자 손주인에게 연달아 몸에 맞는 공을 던져 LG에 무사 1, 2루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정성훈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베테랑 이혜천으로 교체돼 3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LG가 연속 안타를 치고 NC 중견수 이종욱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이민호가 출루시킨 최경철과 손주인이 홈을 밟아 2자책점이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겼다.

이민호는 22일 2차전에서는 8회초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주기는 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성욱은 2차전에서 8회말 2사 1, 2루에서 이호준의 대주자로 나서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다음타자 이종욱이 3루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제대로 뛰어볼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이들은 2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설욕을 노린다.

1·2차전 패배로 다소 가라앉은 NC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결국 패기 있는 젊은 선수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박민우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이민호가 마운드를 지켜내며, 김성욱이 수비와 주루에서 활약한다면 NC가 기세를 올리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된다.

김성욱은 "포스트시즌에서 수비와 주자로 활약하고 싶다"며 "수비에서는 상대의 득점을 막고 주자를 죽이는 송구를 하고 싶고, 주자로 나서면 어떻게든 홈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정규리그를 타율 0.174, 1홈런, 6득점, 1타점의 성적으로 마감한 그는 "내년에 더욱 잘하겠다"며 "타격에 있어 SK 와이번스의 최정을 닮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성욱은 김경문 NC 감독이 "앞으로 NC에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유망주로 점찍어 놓은 선수다.

김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를 짜면서 "내년 선수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염두에 뒀다.

당장 닥친 준플레이오프도 중요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박민우, 이민호, 김성욱이 첫가을야구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NC의 미래를 책임질 기둥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 김 감독과 NC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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