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관중석 일부가 듬성듬성 빈 채로 진행됐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13경기 연속 매진 행진도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이틀 연속 우천 취소의 여파가 결국 연속 매진 행진마저 중단시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집계에 따르면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지난 22일 창원 마산구장에는 총 8,09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매진 행렬을 이룬 1차전 1만3,000명의 62.3% 비율에 그친 저조한 수치다.

이로써 지난해 10월14일 목동구장에서 진행된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이어져왔던 포스트시즌 13경기 연속 매진 행진도 결국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와 같은 기록 중단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기도 했다. 지난 20일과 21일 내내 많은 양의 비가 창원 마산 지역을 뒤덮으면서 1996년 현대와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역대 두 번째로 이틀 연속 경기를 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

특히 21일에는 관중들의 입장을 애초에 차단할 만큼 기상 상황이 좋지 못했고, 서울 등지에서 내려간 LG 원정 팬들 중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경우 하염없이 경기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기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밖에 비가 내린 직후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 1차전 홈팀 NC의 완패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올시즌은 아시안게임 일정에 따른 리그 중단으로 경기가 약 보름 가까이 열리지 않았고, 경기 감독관들의 잦은 우천 취소 선언 역시 결과적으로 일정을 지연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10월24일은 이제 막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는 날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0월24일은 이미 한국시리즈 1차전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다. 작년 한국시리즈가 열릴 무렵에는 날씨가 매우 쌀쌀했다. 팬들은 당시와 비슷한 느낌을 올해에는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받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흥행 악재 위기 속에서 3차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먼저 LG와 NC는 3차전부터 잠실로 자리를 옮겨 맞대결을 이어간다. 2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구장은 창원 마산구장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LG는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홈경기 116만7,400명의 관중이 들어차 9개 구단 중 1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야구 열기를 자랑했다. 또다른 포스트시즌 진출팀인 삼성, NC, 넥센이 홈관중 순위 6, 8, 9위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기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구석이 있다. 3, 4차전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관중들을 불러 모으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배치된 점도 호재다.

LG가 최소 4차전 이내에 남아있는 1승을 따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것도 날씨와 관련된 측면에서는 관중 흥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양 팀의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 결국 플레이오프 일정도 이틀씩이 밀려나게 된다. 결국 한국시리즈 7차전(필요시 진행)이 막을 내리게 될 예상 날짜는 11월14일.

이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종료일인 11월1일보다 보름 가까이 늦는 일정이며, 그 사이 우천 취소가 또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최악의 경우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언급한 ‘겨울 야구’를 정말로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일정이 다소 밀려날 수는 있지만 NC가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는 것도 흥행 측면에서 마냥 비관할 일만은 아니다. 우선 NC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 무조건 5차전 승부를 펼쳐야만 한다. 플레이오프 티켓을 어느 쪽이 거머쥐든 5차전 개최는 그만큼 진땀승부를 펼쳐왔다는 일종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팬들의 이목을 다시 되돌릴 여지도 아직까지는 충분하다. 다만 선수단이 어떤 경기력을 선보이느냐가 흥행의 최대 변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사실 지난해에도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매진은 단 두 차례(2차전, 5차전) 밖에 없었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1차전부터 비가 내리는 등 올해처럼 예매 취소 사태가 일어났고, 두산의 안방인 잠실 3, 4차전마저 3루쪽 관중석은 듬성듬성 비어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넥센의 팬층이 얇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두산이 2연패 뒤 3연승의 기적을 이뤄낸 이면에 양 팀 모두 본헤드 플레이가 쏟아지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인 것도 분명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늦어진 일정을 제외하면 1년 전과 상황이 여러모로 맞닿은 점이 있으나 결국 준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는 줄곧 매진 사례를 이룬 만큼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도 분명 있다. 다만 일정이 늦춰지면서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점을 반드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으며,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4개팀 선수단 만큼은 최고의 무대를 꾸미기 위한 노력이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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