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박병호를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한 이유는 실력 뿐 아니라 밝은 얼굴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대구=박대웅 기자] "인상이 참 긍정적이고 밝아."

류중일 감독은 지난 1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박병호(28)에게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을 맡기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앞서 류중일 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많은 임창용과 봉중근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투수에게 주장을 맡기지 않는다"고 운을 뗀 뒤 "박병호가 주장이 된 이유는 야구를 잘해서다. 50홈런 가까이 때려낸 기운이 선수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목했다"고 박병호 주장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이유도 있었지만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모두 끝난 뒤 처음에는 강민호에게 주장을 책임지게 할 생각이었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류 감독은 "(강)민호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는데 사실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부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른 후보자를 물색했다고 전했다.

결국 박병호와 강정호, 넥센의 두 선수로 후보가 좁혀진 가운데 류 감독은 둘의 나이를 확인한 뒤 강정호보다 한 살이 더 많은 박병호에게 최종적으로 주장직을 맡기게 됐다.

류 감독은 "(박)병호가 인상이나 마음가짐이 참 긍정적이고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뒤 "역시나 맡겨보니 리더십이 있고 중간 다리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선수들에게 고충이 있으면 이러한 것들을 즉시 전했고, 경기 내에서도 허슬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병호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해줬다"며 박병호의 강한 책임감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한 안지만 역시 박병호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그는 "병호가 선수들 사이에서 불편한 것이 있으면 이를 잘 전달하면서 팀을 이끌어줬다"면서 "이번 대표팀은 팀워크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던 것 같다. 각자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로서로 배려하며 훈련에 임해왔다"며 박병호의 역할이 이러한 분위기 형성에 큰 힘이 됐음을 털어놨다.

한편 박병호는 2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3일 LG와의 잠실 원정 경기부터 다시 소속팀 넥센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선다. 지금까지 소속팀에서조차 주장직을 맡아본 적이 없던 그가 이번 대표팀 주장직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발전된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