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22일 태국과의 경기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가져갔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문학=박대웅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태국과의 경기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손쉬운 승리는 예상됐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경기 내용을 선보이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였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은 앞서 “첫 시합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고, 류중일 감독도 “콜드게임 승리가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실제 맞대결을 펼치기 전까지는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 1회말부터 무려 8점을 폭발시키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물론 태국 스스로가 4사구를 남발하며 자멸한 부분도 있었지만 한국 타자들 역시 섣불리 덤벼들기보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태국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4회까지 15점을 뽑아내며 콜드게임 승리의 조건을 일찌감치 충족시켰다. 평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이닝을 소화하고도 대량 득점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다. 교체가 없었던 타자들의 경우 최대 4차례나 타석에서 컨디션을 조율할 수 있었고, 대타 및 대수비 등 선수 교체로 고르게 감각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황재균을 대신해 리드오프로 출격한 민병헌이 3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1사구로 제 역할을 다해냈고, 지난 18일 LG와의 연습경기 때와 달리 3번-6번 타자 자리를 맞교환한 김현수(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와 나성범(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도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등 몇 가지 달라진 변화에 선수들이 순조롭게 적응해낸 부분도 고무적이었다.

투수진 역시 김광현(2이닝)-유원상(1이닝)-이태양(1이닝)-이재학(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등판해 깔끔한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유원상이 얻어맞은 2안타 외에는 상대에게 더 이상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고, 4명의 투수가 도합 7탈삼진을 솎아냈다.

특히 2이닝 동안 4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한 김광현은 당초 50~70개 사이의 공을 던지게 할 방침이었으나 22개의 공만을 던진 뒤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마저 조율했다. 김광현의 체력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었고, 불펜으로 나선 나머지 투수들의 경기 감각을 함께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하루 간의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4일 문학에서 대만과의 B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대만 역시 홍콩에 12-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린 가운데 사실상의 조 1위를 가리는 진검승부에서 미소를 지을 쪽은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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