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부상' 1군 제외… 두산, 박건우 1번으로

이종욱
승승장구하는 두산에 변수가 생겼다. '붙박이 1번'이종욱(33)이 1군에서 제외됐다.

이종욱은 지난 29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27일 창원 NC전부터 통증을 호소했고, 김진욱 두산 감독은 "무리하지 말라"고 열흘 간의 휴식을 지시했다. 두산 관계자는 "2~3일 정도 지나면 괜찮아 질 것으로 보인다. 큰 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종욱은 올 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보였다. 개막전부터 19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 배영섭(0.488)을 제외하면 이종욱(0.432) 보다 출루율이 높은 1번 타자는 없다. 볼넷도 14개로 가장 많다. 3번 김현수와 4번 홍성흔은 "테이블 세터가 자주 나가면서 찬스가 많이 온다. 우리 타선이 강한 건 이종욱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올 시즌에 대한 의욕이 강했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데다 지난해 시달렸던 잔부상에서도 벗어났기 때문이다. 넓은 수비 범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등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일찌감치 깨졌다.

두산은 붙박이 1번 타자 없이 KIA(30일~5월2일), LG(3일~5일)를 상대해야 한다. KIA는 공동 선두, LG는 잠실 라이벌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아직 백업 멤버들이 주전들의 부상을 완벽히 메워주고 있지만 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됐다. 두산은 1회 선두 타자가 출루하면 6승1무3패, 1회에 득점하면 7승1무, 선취 득점을 하면 10승3패를 기록했다. 1번 이종욱이 승부에 직ㆍ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종욱의 대체 카드는 일단 민병헌이다. 타격감이 좋다. 29일까지 17경기에 출전해 53타수 18안타로 타율이 3할4푼으로 팀 내 1위다. 출루율은 4할3푼5리, 도루는 7개로 발도 빠르다. 28일 창원 NC전에선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여기서 또 변수가 생겼다. 왼 허벅지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 KIA전에 앞서"현재 1번 카드는 사실상 민병헌뿐이지만 허벅지에 통증이 있다. 몸 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며 끝까지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민병헌도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27일 창원 NC전에서 깜짝 홈런을 터뜨린 박건우가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 감독은 "(다른 후보인) 오재원, 정수빈은 1번 보다 다른 타선에서의 역할이 크다. 특히 오재원은 5~6번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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