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5)이 LA 다저스와 연봉 계약을 하는 순간, 한화 구단 통장에는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가 들어온다. 당초 1,000만 달러만 되도 류현진을 놔주려 했던 한화는 2배가 넘는 포스팅 금액에 입이 벌어졌다. 280억원은 구단의 한 시즌 총 예산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목돈'을 손에 쥔 한화는 단숨에 올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우고도 정작 투자할 곳이 없다. 관심을 가진 FA 대어들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올 프로야구 FA(자유계약신분) 신청 선수는 모두 11명. 정현욱(전 삼성) 유동훈(전 KIA) 이정훈(전 넥센) 마일영(전 한화) 등 투수 4명과 홍성흔 김주찬(이상 전 롯데) 정성훈 이진영(이상 전 LG) 이호준(전 SK) 이현곤 김원섭(이상 전 KIA) 등 타자 7명이다.

이 중 한화는 정성훈에 눈독을 들였다. 올 시즌 LG의 4번 타자 3루수를 도맡은 정성훈은 탄탄한 수비력은 물론 클러치 능력도 갖고 있다. 한화를 상대로는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에 6홈런 13타점으로 유독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정성훈은 소속 팀 LG와 긍정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다.

김응용 신임 감독과 구단 수뇌부는 여전히 FA 투자를 놓고 고심 중이다. 류현진의 해외 진출과 양훈의 군입대 등으로 생긴 전력 약화를 최대한 메우겠다는 방침이지만 김주찬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대어를 잡기는 힘든 상황이다.

남은 건 A급 용병 영입에 '올인'하는 일이다. 한화는 현재 한용덕 코치, 허승필 통역 등 4명이 도미니카에 머물면서 쓸 만한 외국인 투수들을 물색 중이다. 이들은 이미 미국 댈러스를 둘러봤고, 지금은 도미니카에서 한국형 용병을 찾기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한화가 꼴찌로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용병 농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대니 바티스타는 선발로 전환하기 전까지 잇달아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른손 선발 브라이언 배스와 대체 용병 왼손 션 헨은 선발로 팀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임헌린 한화 홍보 팀장은 11일 "감독님이 '오른손, 왼손을 가리지 말고 좋은 선발 투수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바티스타와는 내년 시즌까지 함께 갈 계획"이라며 "나머지 한 자리를 좋은 선발로 메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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