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들 스피드 2~3㎞ 향상 "손끝 걸림 좋다" 이구동성… 마운드 높이·스피드건 무관

이유가 뭘까.

한국에 오면 외국인 투수들은 대체로 스카우팅 리포트에 적힌 최고구속보다 2, 3㎞는 더 빠른 공을 던진다. 그레이싱어(요미우리)는 2005년 7월14일 국내무대 데뷔전에서 최고 152㎞를 던진 뒤 스스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그레이싱어는 최고 145㎞를 던지는 기교파”라고 돼 있었다.

KIA 새 용병 디아즈(28)가 19일 광주 LG전 3회초 8번 김정민의 타석 때 3구째 152㎞짜리 직구를 던졌다. KIA 스카우팅 리포트에 디아즈의 최고구속은 147㎞로 기록돼 있다. 디아즈는 일본에서 뛰었던 2006년에는 최고 150㎞를 기록했다.

▲ 실밥 덕분

디아즈는 경기 후 “공이 작고 실밥이 도드라져 던질 때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한국의 공인구(맥스, 스카이라인, 빅라인 제품)는 둘레 22.9~23.5㎝에 무게는 141.77~148.8g이다.

미국의 공인구(롤링스사 제품)는 둘레 22.86~23.5㎝에 무게는 141.75~148.83g, 일본의 공인구(미즈노 150)는 둘레 23.2㎝에 무게는 145g이다. 과거에는 한국의 공인구가 미국 일본의 공인구에 비해 작고 가벼웠지만 지난해부터는 거의 같다. “작은 것 같다”는 디아즈의 말은 그저 느낌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의 공인구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실밥의 폭이 약간 좁고 도드라진 것은 사실이다. 공의 표면은 한국이나 일본의 공인구는 비슷하고, 미국 것이 덜 미끄러운 편이다. 그레이싱어는 한국 공인구에 대해 “포심 패스트볼은 물론이고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던질 때도 긁히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 마운드와 스피드건 이점은 NO

그레이싱어가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한국의 마운드 높이는 13인치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3인치나 높았지만 지금은 10인치로 같다. 또 스피드건도 한국 구단 대부분이 미국산인 ‘스토커’ 또는 ‘저그스’를 사용한다.

KIA 조찬관 스카우트 차장은 “과거에는 공과 마운드 어드밴티지 덕분에 용병들이 한국에 오면 기본적으로 4, 5㎞ 이상 스피드가 더 나왔지만 요즘은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용병들이 미국에서는 컨트롤 위주의 피칭을 하다가 한국에 오면 파워 피칭으로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도드라진 실밥과 더불어 스피드가 더 나오는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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