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치기로 1타점 2루타

LG-한화전이 벌어진 15일 잠실구장. LG 4번타자 페타지니가 1회말 2사 3루서 타석에 들어서자 한화 내야진이 바빠졌다. 3루수 이범호는 유격수 위치로, 유격수 김민재는 2루수 쪽으로 이동했다. 왼손타자 페타지니가 극단적인 끌어치기를 구사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수비진형이다.

내야수 3명이 우중간에 포진한데다 투수 정민철은 바깥쪽 공만 던졌다. 몸쪽보다 바깥쪽 공에 약한 페타지니가 바깥쪽 공을 밀어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 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속속들이 안다고 이기는 건 아니었다. 정민철이 볼카운트 2-3에서 던진 바깥쪽 커브는 볼이 됐고, 잔뜩 긴장하던 페타지니는 볼넷을 얻어냈다.

페타지니는 1-0으로 앞서던 3회말 1사 1루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 내야진은 1루주자 때문에 ‘페타지니 시프트’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좌익수 추승우는 중견수 쪽으로 이동했다. 페타지니는 예상 밖으로 정민철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왼쪽 담장까지 구르는 1타점 2루타를 쳐냈다.

페타지니는 전날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한화 내야진이 극단적인 시프트를 펼치고, 투수 마정길이 바깥쪽 공만 던진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당겨치는 습관을 바꾸기 어려우니 확률상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뜨거운 맛을 본 탓일까? 페타자니는 15일은 타격훈련 때 밀어치기만 연습했고, 2루타 한방으로 한화의 수비 시프트를 보기 좋게 깨트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