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끈 놓지 않았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씨가 10일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모녀 4명의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어두운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경찰은 김모(45.여)씨의 자택에서 혈흔이 발견된 점과 이씨가 지난 달 18일 오후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대형가방들을 잇따라 집 밖으로 옮겼던 정황 등에 비춰 모녀 4명이 모두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특히 이씨가 경찰 수사망이 좁혀진 가운데 범죄를 자책한 듯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한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을 했고 더 이상 운신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겠느냐"며 "이씨가 숨지면서 실종자들을 찾는 작업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대형가방을 운반한 다음 날인 지난달 19일 오전 5시 40분께 큰 딸의 휴대전화기가 켜져 있다가 마지막으로 꺼진 지점인 전남 화순의 야산에 모녀 4명이 암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개 강력팀 10여명을 파견,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무척 애석한 일이지만 큰 딸의 휴대전화 기록에서는 이씨의 범행이 의심스러운 시점 이후로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등 주인이 살아있다는 정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 날인 20일 오전 10시 44분께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서 어머니인 김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기지국에 잡혀 김씨는 생존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친지ㆍ지인을 탐문하는 등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간절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모녀 4명은 모두 10일 오후 11시 화순군 동면의 이씨의 선친 묘소가 있는 광주 모 교회의 공동묘지에 암매장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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