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X한교동 협업 제품. ⓒ무신사
침착맨X한교동 협업 제품. ⓒ무신사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캐릭터 협업 제품이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쇼핑을 넘어 ‘취향 드러내기’와 ‘정체성 표현’이 중요해지면서, 캐릭터 IP와 결합한 상품이 패션·뷰티·식품 등 전방위에서 인기를 얻는 추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발매 서비스 ‘무신사 드롭’에서 공개되는 캐릭터 협업 제품들이 연이어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3일 스파오(SPAO)가 무신사 드롭을 통해 선보인 ‘가나디’ 협업 컬렉션은 공개 직후 수천건의 판매고를 올렸다. 가나디는 자유로운 선과 감성적인 그림체로 Z세대 여성층에게 인기몰이 중인 국내 인디 캐릭터다.

웹툰·유튜브 크리에이터 ‘침착맨’과 산리오 캐릭터 ‘한교동’의 협업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난 5일 무신사 드롭에서 공개된 제품 5종 중 4종이 10분 남짓 만에 품절됐다. 지난 7월 첫 협업 당시에도 티셔츠 초도 물량이 5분 만에 사라진 바 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한정 발매 중심의 ‘드롭(drop)’ 문화가 패션을 넘어 캐릭터·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원래 희소성 높은 스니커즈나 스트리트 아이템 중심이었던 드롭 방식이 강력한 팬덤을 지닌 캐릭터 IP의 주요 유통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다양한 크리에이터·캐릭터 브랜드들이 패션 플랫폼에서 한정판을 선보이며, 플랫폼 자체가 잘파세대의 취향을 연결하는 문화 허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지난 5월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에서 열린 ‘K리그X산리오 캐릭터즈’ 팝업스토어에는 첫날 4400명 이상이 몰렸다. 1300팀을 넘는 대기 인원이 생기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 시장은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2025년 16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가나디, 최고심, 망그러진곰 등 SNS 기반 인디 캐릭터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완성도 높은 그림체보다 현실 공감 코드와 밈(meme) 요소로 102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CU가 올해 6월 선보인 가나디 협업 음료는 출시 직후 품절되며 누적 판매 80만개를 넘어섰다.

‘헬로키티’ ‘쿠로미’ ‘마이멜로디’ 등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산리오는 패션·뷰티·F&B를 넘나들며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산리오 코리아의 매출은 2022년 147억원에서 2023년 258억원, 2024년 303억원으로 올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잘파세대가 즐겨 찾는 플랫폼에서 한정 발매·팝업스토어 형식이 더해지면 캐릭터 제품의 매력과 희소성이 배가된다”며 “팬덤 기반의 확실한 수요에 차별화된 유통 전략이 결합하면서 캐릭터 협업이 흥행 공식을 굳힌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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