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서 고액 알바 사기당한 재민 역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공명은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해 배우 생활만 어느새 12년차가 됐다. 지난 2021년 12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1년 6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대중들에게 첫선을 보인 작품이 영화 '시민덕희'다. 

공명은 MBC드라마 ‘화정’(2015), SBS드라마 ‘딴따라’(2016), tvN드라마 ‘혼술남녀’(2016), tvN드라마 ‘하백의 신부’(2017), tvN드라마‘변혁의 사랑’, KBS 2TV ‘죽어도 좋아’(2018),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SBS 드라마 '홍천기' 등에 출연했고, 영화 ‘도희야’(정주리 감독/2014), ‘수색역’(최승연 감독/2016), '극한직업'(이병헌 감독/2019), '기방도령'(남대중 감독/2019), 한산: 용의 출현(김한민 감독/2022),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2023),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김한민 감독/2023)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쟁쟁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영화 ‘시민덕희’(박영주 감독)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공명이 연기한 재민은 고액 아르바이트 구인에 속아 중국에 입성한 인물. 범죄조직의 협박과 폭력에 나날이 쇠약해져가고 탈출까지 시도하다가 결국 자신에게 속아 전 재산을 잃은 덕희 은밀히 구조 요청을 보낸다.

한편으로는 피해자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해자인 재민 역은 뛰어난 설득력 없이는 영화 전체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순수함과 선함을 얼굴과 표정에 간직한 공명은 재민 역에 더할 나위없이 딱 맞는 이중적 면모를 선보이며 극의 설득력을 높였다. 

- 극초반 덕희에게 전화하며 보이스피싱 사기를 치는 장면들이 선보여진다. 통화로만 보여지는 연기이기에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 초반에 덕희와 재민은 통화만으로 보여지는 관계이기에 힘들기도 했다. 박영주 감독님과 처음부터 전화 통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눴다. 전화로 통화하면서 사기도 쳐야 하고 제보도 해야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통해 사기를 어떻게 잘 쳐야하는가

 등에 대해 고밍을 했다.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면서 촬영하는 것이 아닌 라미란 선배가 먼저 촬영하신 장면을 보며 제가 템포 등을 맞춰 나갔다. 

-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재민 역이기에 특히 설득력이 중요했다. 재민이라는 인물에 캐스팅 됐을 때 끌렸던 점과 목표로 삼았던 지점은 무엇인가. 

▶ 관객분들께 공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형 액션신은 없지만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맞서야 하는 장면들이 있었기에 긴장감도 꽤 클 것 같았다. 고액 아르바이트 사기를 당한 평범한 대학생이 조직에게 감금된 상태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를 쳐야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아이러니한가. 재민은 처음에는 전혀 반항하지 못하는 친구지만 결국 용기를 내 덕희에게 구조 요청을 하고 제보도 하기 시작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있지만 조금씩 성장해가는 재민을 그리고 싶었다. 재민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을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을 긴박감 있게 표현하려고 했고 감독님과 함께 재민을 디자인하면서 가해자이지만 또 피해자인 모습들을 표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했다. 

- 극중 가장 공들인 장면은 어느 장면인가. 

▶ 초반 덕희와 전화하는 장면에 가장 공을 들였다. 공을 들인 또 한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재민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인데 죄송하다고 이야기하는 내용들에 진심을 담으려 했다. 알바 사기 피해를 당해서 조직원이 된 한 남자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아서 표현할 수 있는 대사가 되도록 노력했다. 

- 기존 밝고 경쾌한 캐릭터들이 많았다면 '한산'과 '시민덕희'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진중한 모습을 선보였다. 기존 밝은 캐릭터들에 대해 변신을 선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나. 

▶ 밝고 경쾌한 역할들을 많이 해서 그런 캐릭터들에서 벗어나고 싶은지 묻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그런 갈증은 별로 없다. 캐릭터적인 부분에 있어서 저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들을 사랑해주시는 것이기에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좋다. 다양한 기회와 캐릭터가 찾아왔을 때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한민 감독님께서 저에게 이야기해주신 부분이 '배우로서 비슷한 캐릭터를 제안받는다고 해도 그 나이대에 맞게 깊고 파고 들어가면 또 다른 것이 나온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너무 걱정하고 고민하지 말라고 해주셨다. 오히려 너에게 제안을 주는 캐릭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씀 주셨다. 감독님의 말씀에 많이 공감한다.

- '시민덕희'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 군입대를 하기 전 촬영했고 개봉은 전역 후 진행됐다. 시간이 조금 흘렀기에 제 마음가짐이 바뀐 부분이 있다. '시민덕희' 뿐만 아니라 군복무 기간 중 '한산', '킬링로맨스'도 공개됐는데 이 시간동안 제가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을 받고 있다. 

- 군복무 당시 연기에 대한 갈증이 크지 않았나. 

▶ 오히려 군대 후배들과 다양한 고민을 같이 나누며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제가 조교로 복무를 하는 동안 연극영화과나 뮤지컬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군 후배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나중에는 그 친구들에게 이런 저런 고민 상담도 해주게 되더라. 그 친구들의 열정과 의지를 보며 저 또한 제 일에 대한 열정과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군복무를 하면서 오히려 제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졌다. 더 사랑하게 되더라. 

- 사실 군 입대기간 동안 작품이 2편 개봉을 하면서 공백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 저 또한 군복무 시기 불안하다거나 조급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평소 제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려 한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군복무 시기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거다'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 라미란, 염혜란 등 베테랑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한 소감은 어떤가. 

▶ 극중 재민과 덕희 일행이 중국 조직의 아지트 인근 수선실 앞에서 마주치는 장면에서 선배님들과 대면 연기를 제대로 펼칠 수 있었다. 야외 촬영 현장에서 두 선배님을 뵙게 됐다. 사실 이 작품을 무조건 하겠다고 말씀드린 이유 첫 번째가 라미란 선배님 때문이었다.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분 좋고 영광스러웠다. 염혜란 선배님은 현지인처럼 중국어를 구사해야 해서 늘 중국어 선생님과 연습을 하고 계셨는데 그런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친동생 NCT 도영이 응원을 많이 해주나.

▶ 영화 '킬링 로맨스' 시사회 때 영화를 함께 볼 수 있었다. 저는 군복무 중이었지만 때마침 휴가를 받아서 함께 볼 수 있었다. 이번 시사 때도 동생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해외 공연을 갔다.(웃음) 가족 단톡방이 있는데 어머니께서 동생에게 "형 영화 좀 봐줘"라고 올리셨다.

- 형제 연예인, 남매 연예인이 꽤 존재하지만 배우와 가수로 나뉘어 활동하는 경우도 드물다. 자라면서 부모님의 특별한 교육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친가나 외가 쪽에 예술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아무도 없으시다. 저희 부모님도 저희 둘이 대중문화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신기해 하신다. 특별한 교육은 없었지만 저희가 엄청나게 유복한 집안도 아니었는데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우리 형제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조건 다 시켜주셨다. 저는 운동을 좋아했기에 운동 쪽으로도 교육을 시켜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저와 동생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빨리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 NCT 도영과 연기에 대한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나. 

▶ 동생이 MBC '심야카페'에 출연할 때 함께 리딩을 했다. 동생이 '형, 시간되면 같이 리딩 한번 해볼래'하고 제안하더라. 뮤지컬에도 출연하고 하면서 연기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면 열심히 해보라고 조언해줬다. 아무래도 친동생이기에 직접적으로 조언을 많이 하거나 이러지 못한다. 살짝 조심스럽기도 하다. 

- 오랜만에 무대인사를 해보니 소감이 어떤가. 

▶ 무대인사 현장에 관객이 꽉 차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아, 이런 느낌이었지'하고 다시 깨닫는다. 

- 배우로서 지내온 지난 11년을 평가한다면. 

▶ 20세 때 시작해 배우로 지내오면서 이 직업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왔다. '천천히 조급해 하지말고 하나씩 하나씩 역할들을 해나가면서 길고 오래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왔다. 너무 감사하게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도 만나게 되고 그 이외에도 작품들을 끊임없이 했다는 것 자체에 저에게 잘 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데뷔 당시 30세까지 어떻게 해나갈까 계획과 목표를 세운 적이 있다. 그때 딱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앞에 있는 현재에 충실하며 하나씩 해 나가자'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30세가 되면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때의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 최근 저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일기를 썼다. 앞으로의 10년도 배우로서 더 깊이 파고드는 10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목표도 일기에 썼다. 

- 배우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 제가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다. 연기를 하다보면 다양한 직업군이나 캐릭터를 연기하며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그런 점에서 더욱 재미를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 또 너무 감사하게도 함께 해주신 선배분들, 동료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었다. 그런 분들과 만나며 더 성장했고 저도 몰랐던 제 자신의 다른 모습을 꺼내보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인권 영화인 '얼음강'이나 '수색역' 등을 배우 초기에 연기하면서 저의 아예 몰랐던 모습들을 끄집어 내보이면서 했던 촬영들이 큰 자양분이 됐다. '한산', '킬링로맨스', '시민 덕희'에서도 밝은 모습 속 긴장감 혹은 전혀 색다른 색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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