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작곡가‧프로듀서‧음악감독
2004년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설립 멤버
올해로 20년째 전임교수
그간 1000여명 넘는 제자 배출
‘팀손 프로젝트’ 세 번째 음원 ‘Shine’ 선봬
코리 웡의 곡서 영감 받아 작곡
복스(Vox) 기타 + 켐퍼(Kemper) 조합으로 녹음
“전공생들 기술적으론 완성, 중요한 건 창의력”
“여성적 감성 특화된 프로듀싱계의 ‘원탑’ 학과 기대”
오는 가을 팀손 네 번째 음원 발매 예정

자신의 연구실에서 깁슨 레스폴로 연주하고 있는 손무현 교수. [사진=조성진]
자신의 연구실에서 깁슨 레스폴로 연주하고 있는 손무현 교수. [사진=조성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손무현(55)이란 이름 앞엔 기타리스트, 작곡가, 프로듀서, 음악감독, 교수 등 여러 호칭이 붙는다.

1980년대 후반 록(메틀) 기타리스트로 음악계에 등장한 이래 작곡 및 프로듀서로서 방송영화 OST 등 여러 분야를 오가며 역량을 발휘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비롯해 김완선의 곡을 가장 많이 작곡했으며 그 외에 이승철 추억 같은 이별’, 엄정화 슬픈 비밀’ ‘도시 모자이크’, 장혜진 못다 한 사랑’ ‘사랑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 ‘위기의 여자’, 박상민 길이 아닌 길’ ‘니멋대로 살아봐’ ‘Don’t Go’, 리아 ‘Dreaming’, 박기영 약속’ ‘너에게’, 권진원 ‘Dreaming Fantasy’, 이승기 나만의 것등 여러 가수의 곡을 썼다.

MBC ‘우리들의 천국KBS ‘강력반등의 드라마와 깡패수업’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2424’ ‘재밌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최강 로맨스’ ‘투혼’ ‘머니백’ ‘킬링 디바등 여러 영화 OST 제작에도 관여했다.

이렇게 다양한 행보를 보이던 그가 어느 시점부터 한 분야에 집중해 이젠 교수란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손무현은 2004년 한양여대가 실용음악과를 개설한 이래 현재까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것이다. 2024년은 교수 재직 20년째가 되는 해다. 몇 년 전부터 제자들과 함께 팀손이란 프로젝트를 이끌며 음원을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선 뮤지션 겸 교육자 손무현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교수를 만났다.

손무현은 실용음악과 전임으로 재직하며 지금까지 1000여 명 넘는 제자를 배출했다. 아이오아이(I.O.I)와 구구단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세정(김세정)을 비롯해 천단비, 이예린, 김진이(에이퍼즈), 민서 등이 대표적이다.

재임 기간 중 2년제 한양여전(한양여자전문대)에서 현재의 3년제 한양여대가 되는 등 학내에 여러 변화도 있었다.

실용음악과 설립부터 현재까지 손무현 교수는 앙상블 수업을 맡고 있다. 이 수업에 프로듀싱 강의도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전공 수업이다. 그는 주당 12시간을 강의하고 있다.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사진=조성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사진=조성진]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음악적 밸런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김동률 같은 음악에 게리 무어식의 솔로가 들어가면 안되죠. 이러한 음악엔 폴 모리아 악단 같은 부드러운 선율이 필요합니다. (이처럼)자신이 내는 소리가 앙상블과 잘 어울려야 해요. 자신의 연주만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게 아니라 합주라는 영역에서 완성품으로 들려주게끔 해야 한다는 걸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중음악계 꼭짓점에 있는 게 프로듀서입니다. 이들이 온갖 (음악)일거리를 창출하며 연주자들도 이들 프로듀서에 의해 쓰임새가 생기는 겁니다. 저는 특히 여성 전문 음악프로듀서를 기르자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못하는 건 죄가 아니라고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하지 않는 게 죄죠.”

실용음악 전공생들은 기술적으로 이미 완성돼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기술이 아니라 창의력이죠. 얼마나 기술적으로 잘 표현하느냐보다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입니다. 어려운 걸 연주하면 좋아하는 줄 착각하죠. 기술은 표현의 영역일 뿐 감동의 영역이 아닙니다.”

한양여대 실용음악과는 SM에서 RBW에 이르기까지 여러 메이저 기획사와도 교류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말엔 RBW송캠프를 진행했다. 유명 작곡가들과 함께하는 실전 체험이므로 학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기획사들과 다양한 형태로 송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손무현 교수실 양쪽 벽엔 그간 작업한 음악과 영화 작업물 자켓이 진열돼 있다.
손무현 교수실 양쪽 벽엔 그간 작업한 음악과 영화 작업물 자켓이 진열돼 있다.

손무현 교수는 2020년 제자들과 함께 팀손 프로젝트를 론칭해 2024‘Shine’까지 3장의 음원을 공개했다.

저는 기타가 전면에 드러나는 것보다 잠깐 나오고 빠지는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솔로이스트보단 기타가 대중음악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쓰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두는 편이죠.”

지난 6일 발매된 팀손 프로젝트의 ‘Shine’2023년 여름부터 작곡했고 연말에 녹음을 마쳤다. 그리고 올 초 마스터링을 끝내고 음원으로 공개한 것이다.

저는 헤비메틀을 하던 시절에도 개인적으로 디스코 펑키 곡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때의 추억을 이번에 팀손 프로젝트를 통해 담아보고 싶었어요.”

팀손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음원 샤인은 제자인 전혜미(보컬), 배지윤(건반), 김유진(베이스) 등이 함께 했다. 한양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인 조범진이 코러스에 참여했다.

보컬 전혜미는 K팝 보컬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했다. “저는 함께 일하는 사람을 고를 때 성실성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전혜미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죠. 또한 이 곡의 톤에 잘 어울릴 것 같아 보컬로 참여시킨 겁니다. 건반을 연주한 배지윤은 졸업생이지만 동기 중에선 제일 탁월한 음악가죠. 감각과 연주력이 좋아 자신이 추구하는 퓨전재즈계에서도 주목받으리라 기대합니다.”

교수실에 비치된 장비 일부.
교수실에 비치된 장비 일부.
저 유명한 롤랜드 주노60과 106의 부티크 버전도 있길래 찍어봤다.  
저 유명한 롤랜드 주노60과 106의 부티크 버전도 있길래 찍어봤다.  

손무현은 팀손 첫 번째 프로젝트에선 길모어(Gilmour) 시그니처, 두 번째에선 탐 앤더슨(Tom Anderson), 그리고 ‘Shine’ 기타 솔로에서 복스(Vox) 기타와 켐퍼(Kemper) 이펙터를 사용했다.

깁슨 ES-335는 너무 크고 레스폴은 무거워서 비슷한 다른 기타를 찾던 중 3년 전 악기 커뮤니티 에서 복스 기타를 발견했어요. 그리곤 바로 구매했죠.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기타입니다. 물론 궁극적으론 ES-335보다 작은 339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텔레캐스터, 깁슨 레스폴, 복스, 길모어 시그니처, 뮤직맨, 밸리아츠, 야마하 어쿠스틱 등 30대의 기타를 소장하고 있다.

최근 그는 프랩(Prep), 존 메이어(John Mayer), 코리 헨리(Cory Henry), 코리 웡(Cory Wong), 스나키 퍼피(Snarky Puppy), 그리고 선 라이(Sun Rai)‘Sanfranscico Street’ 등을 애청한다. 나일 로저스를 필두로 스티브 루카서 등이 롤모델. 물론 현재까지 마이클 솅커와 에릭 클랩튼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코리 웡 ‘Coming Back Around’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 샤인이다.

오는 가을에 팀손 프로젝트의 네 번째 음원을 발매할 예정이다. ‘Shine’이 흥겨운 곡이었다면 가을경 발매하는 신곡은 잔잔하고 차분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길모어 손무현 시그니처 기타
길모어 손무현 시그니처 기타

2017년엔 2개월 동안 입원하기도 했다. 음악계는 물론 방송, 영화계까지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술자리도 많아졌던 것인데, 이들과 매일 소주 1~2병 이상을 마셔댔다. 결국 쓰려진 것이다. 퇴원 후 재활원이 있는 속초로 오가는 생활을 했다. 이러던 중 속초의 자연환경에 매료돼 앞은 바닷가 뒤엔 설악산이 있는 별장 겸 세컨하우스를 마련했을 정도다. ~목요일까진 집(하남)과 학교로 오가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진 속초에서 생활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최근에 영화 건국전쟁과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을 인상 깊게 봤다고. 미스터리 호러 장르를 좋아하지만, SF를 싫어한다.

이제 교육자로서 정년 10년이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여성적 감성이 특화된 프로듀싱에서 빛을 발하는 ‘One-Top’ 학과로 평가받을 수 있게 전력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뮤지션으로서 팀손이란 브랜드로 그간 하지 못한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며 연간 1~2회 꾸준히 곡을 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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