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사실상의 4위 결정전으로 여겨졌던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경기가 후반 추가시간 터진 주민규의 통산 100호골로 제주의 승리로 종료됐다. 제주는 최소 4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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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는 27일 오후 2시 제주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7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주민규의 후반추가시간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제주는 승점 51점, 수원FC는 승점 48점으로 4,5위에 랭크 중이다. 잔여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제주는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 최소 4위를 확정하게 된다. 대구FC가 FA컵에서 1차전을 1-0으로 이긴 상황에서 2차전에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고 우승한다면 대구를 제외한 3위 이하팀은 2021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기에 이날 경기에 의미가 컸다.

또한 제주의 공격수 주민규가 21골, 수원FC의 공격수 라스가 18골로 K리그 득점 1,2위이기에 득점왕을 노리는 선수간의 맞대결로도 주목받았다. 여기서 누가 골을 넣고 못 넣느냐에 따라 득점왕 향방도 갈릴 수 있기에 또 다른 관전포인트였다.

▶경기전 각오

제주 남기일 감독 :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인데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행복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 잘 준비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 4위를 확정하는데 K리그2에서부터 동경했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가능하다. 시즌종료까지 그 목표를 향해 걸음을 내딛겠다. 이창민이 부상으로 빠져 중원싸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 수비의 신장도 커 교체명단에 장신 위주로 배치해 롱볼 축구도 고려하고 있다.

수원FC 김도균 감독 : 제주와 저희의 목표는 같다. 누가 더 목표에 대한 열망이 크냐 아니냐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마지막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할 것이다. 양팀 다 총력전이라고 본다. (ACL 진출에 대해) 작은 희망이 남아있다. 이 경기를 이기면 희망이 열린다. 득점 2위인 라스는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제주전에서 득점해 주민규와 마지막까지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으면 한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반전 : VAR로 날아간 제주의 골

경기 초반 양팀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다 전반 중반부터 제주가 기세를 잡아갔다. 전반 25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헤딩 후 세컨드볼 싸움때 공격에 가담한 제주 수비수 김오규가 놀라운 오른발 바이시클킥을 때렸다. 이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지만 제주 홈팬들을 환호케 하기 충분했다.

전반 28분에는 수원 이영재와의 중원 싸움을 김봉수가 이겨내며 인터셉트했고 흘라나온 공을 제주의 스피드스타 제르소가 중앙선부터 가지고 달렸다. 오른쪽에서 함께 달리던 주민규에게 패스했고 주민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간 제르소를 보고 낮고 빠르게 깔아서 패스했다. 제르소는 이 패스를 제대로 트래핑 하지 못했지만 넘어지면서 한바퀴 돌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김봉수와 이영재의 경합 과정에서 김봉수가 무리하게 반칙을 범한 것으로 드러나 제르소의 골은 취소됐다.

전반 41분에는 수비에서부터 한 번에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주민규가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지만 수원 잭슨이 뒤에서 넘어뜨려 박스 바로 밖에서 프리킥과 옐로카드를 얻어냈다. 제주는 정운이 키커로 나서 감아 찼지만 골대를 살짝 넘겨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안현범이 골대 앞 오른쪽에서 절호의 슈팅 기회를 맞아 때렸지만 수비에 막혀 파워가 죽은 상태에서 골키퍼 유현에게 막히기도 했다.

수원FC도 제주와 같은 슈팅 5개를 때렸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크게 만들지 못한채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 : 주민규, 추가시간 극장골

전반전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K리그 100골을 달성했던 양동현과 직전 전북 현대전 결승골의 주인공 정재용을 투입했다. 제주도 후반 7분 이동률을 빼고 이동수를 투입했다.

수원은 후반 15분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다. 역습 기회에서 오른쪽에서 김수범이 찔러준 스루패스로 단숨에 라스가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라스는 골키퍼 이창근과 맞선 상황에서 왼발 슈팅을 했지만 이창근이 이 슈팅에 각도를 잘 좁혀 막아내며 수원의 최고 기회를 무산시켰다.

제주 역시 기회는 있었다. 후반 19분 오른쪽에서 안현범이 빠른 속도로 수비를 벗겨낸 후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제르소가 헤딩해 뒤로 흘렀다. 주민규가 넘어지며 왼발 발리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아 기회가 무산됐다. 득점왕을 노리는 라스와 주민규 모두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제주는 후반 25분과 26분 연속해서 기회를 맞았다. 25분에는 제르소의 왼쪽에서 크로스를 수원 수비수 잭슨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을 주민규가 터닝슈팅을 때렸지만 크로스바 위로 떴고 26분에는 제르소가 한번에 넘어온 패스에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간을 만들고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후반 25분 주민규의 기회는 오른쪽에 수비가 없는 동료가 있었음에도 주민규가 득점왕이 걸린 상황이기에 슈팅을 때린 것이 이해되기도 하는 슈팅이었다.

수원은 후반 29분 한승규를 투입했고 제주도 1분후 장신 이정문을 투입했다.

후반 추가시간 승부가 갈렸다. 왼쪽에서 정우재의 저돌적인 돌파 후 크로스를 주민규가 문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넣은 것. 이 득점으로 주민규는 통산 100호골을 신고한 것과 동시에 득점 2위 라스와 무려 4골차(주민규 22득점, 라스 18득점)로 벌리며 사실상 득점왕도 유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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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 4위 확정한 제주

제주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점 54점, 수원FC는 승점 48점에 머물며 제주는 최소 4위를 확정했다.

이제 제주는 대구FC가 FA컵에서 우승할 경우 자동으로 2022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3위 대구와도 승점 1점차인데 대구의 28일 경기결과에 따라 3위도 노려볼 수 있게 된 제주다.

반면 수원FC는 4위에 실패하면서 28일 수원 삼성전의 결과에 따라 5위라도 지키기 위해 최종전 수원 삼성전을 치러야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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