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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라운드 로빈 단계에서 떨어진 가운데, 반대급부로 웃음지은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로코 솔라레'의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31)가 극적인 준결승 진출에 기쁨을 드러냈다.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은정(스킵), 김영미(후보·이상 강릉시청)로 구성된 팀 킴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최종 9차전 스웨덴과의 맞대결에서 4-8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라운드 로빈 전적 4승5패가 되면서 메달 도전이 좌절됐다. 미국, 중국과 동률이 된 한국은 승자승 원칙에 따라 최종 8위에 그쳤다.

순위는 비록 미끄러져 버렸지만 한국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이 가능했다. 같은 시간 열렸던 일본과 스위스 경기에서 먼저 일본이 패(4-8)하면서 청신호가 켜진 것. 이기기만 했다면 한국은 5승 4패로 동률을 이루는 영국, 일본, 캐나다 중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캐나다와 함께 준결승으로 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부 8엔드와 9엔드가 뼈아팠다. 8엔드에서 이날 처음으로 2실점하며 4-5리드를 내준 데 이어, 9엔드에서는 점수를 낼 수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뼈아픈 실수로 한 점을 헌납하며 점수가 4-6으로 벌어져 버린 것. 결국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 한국은 쓰디쓴 패배와 함께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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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은 스위스전 패배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되나 싶은 와중에 한국이 패배해 극적으로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나란히 5승 4패를 기록한 영국, 캐나다, 일본은 세 팀 간 상대전적 마저 1승 1패로 같으면서 드로우샷 챌린지(DSC)를 통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일본은 4위로 막차를 타는 데 성공했다.

‘안경선배’ 김은정의 라이벌로 알려진 일본의 스킵 사츠키는 경기 중계를 맡은 테레비도쿄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잠시만 시간을 달라”라고 언급하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갑작스런 상황 전개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스웨덴 덕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라며 “4년 전과 정말 똑같은 상황”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일본은 지난 2018 평창 대회에서도 스위스와의 라운드로빈 최종전에서 패하며 준결승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었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에서처럼 스웨덴이 일본과 순위경쟁을 펼치던 미국을 잡아주면서 극적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다시 한 번 스웨덴에게 발목을 잡혔다. 지난 2018 평창에서 ‘컬링 붐’을 일으킨 팀 킴은 결승전에서 스웨덴을 만나 아쉽게 패배(3-8)한 기억이 있다. 당시는 그래도 은메달이 팀 킴을 반겨줬지만 이날 스웨덴전 패배는 대표팀에게 아쉬움만 남겼다.

김은정 스킵은 “두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이끌고 나갔다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평창 때는 겁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더 잘하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내가 팀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전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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