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완전히 다른 5월과 6월을 보냈다. 5월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2.64의 활약에서 6월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6.94로 부진하다.

지난해와 똑같은 12경기를 뛰었고 기록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 평가가 예전만 못한 것은 단순히 지난 2경기의 부진때문은 아닌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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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9시 10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2-3으로 뒤진 상태에서 7회말을 앞두고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팀이 2-5로 패하면서 시즌 4패째(5승)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기존 3.23에서 3.34로 상승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에만 3실점을 했다. LA다저스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2점홈런을 맞은 것이 뼈아팠다. 2회부터 6회까지는 잘 막았지만 1회 3실점이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1회 흔들렸음에도 2~6회까지 총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잘 버텨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이어 또 다시 패전투수가 된 것은 팀의 에이스로 아쉬운 점이다.

지난 5월은 류현진에겐 꿈 같았다. 5경기에서 4승이나 거뒀고 최소 5이닝, 많게는 7이닝까지 던졌다. 5경기 평균자책점 2.64로 5월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8위에 다승 2위였다.

자연스럽게 사이영상 얘기가 나왔다. 2019년 사이영상 2위, 2020년 3위를 받았던 류현진이기에 이번만큼은 사이영상 1위를 노려볼 수도 있다는 것. 이정도를 유지한다면 정말 그럴 수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지난 5일 휴스턴전 5.2이닝 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지고, 이 경기 역시 퀄리티 스타트는 했지만 에이스로 6이닝 3실점은 아쉬운 투구였다.

지난해는 단축시즌으로 12경기만 소화했다. 이날 경기도 올시즌 12번째 경기였다.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사이영상 3위를 받았던 류현진은 5승 4패 평균자책점 3.34다.

지난해 사이영상 3위에 오른 류현진
▶2020년의 류현진과 2021년의 류현진

2020 :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피안타율 0.234 WHIP 1.15
2021 : 12경기 70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3.34 피안타율 0.243 WHIP 1.10

큰 차이가 없어보일 수도 있지만 2019년은 리그 평균자책점이 4.51, 2020년은 4.45였지만 올해는 4.08일 정도로 투고타저 시즌이다. 2015년 이후 6년만에 리그 최저 평균자책점.

심지어 리그 평균타율은 팬그래프에 따르면 1871년 메이저리그 기록이 생긴 이후 1968년의 2할3푼7리의 타율과 함께 올시즌이 역사상 가장 낮은 평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시즌이다.

즉 극도의 투고타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난해와 똑같이 12경기를 했고 기록에서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나아 보임에도 차이가 있는 것은 해당 시즌의 상황이다. 2021시즌은 극도의 투고타저다. 류현진의 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이 지난해 1.8, 올해는 1.1에 그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평균자책점이 1.74였기 때문에 대단했던 것이 아니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4.77이었고 특히 아메리칸 리그는 리그 평균자책점 2위가 3.70에 달했다(로저 클레멘스). 하지만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평균자책점 1.74로 공격적인 타자들을 더 공격적으로 찍어 눌렀고, 리그 평균자책점 1, 2위의 차이가 1.96이상 벌어진 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이때가 유일했다.

같은 기록이라도 어떤 시대와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지난해와 올해의 류현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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