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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수원=윤승재 기자] “진짜 걱정이네요.”

흥국생명이 진짜 위기를 맞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2020-2021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2-3(25-27, 25-14, 25-20, 21-25, 10-15)으로 패했다.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이날 김연경이 30득점, 이재영이 25득점을 올리며 55득점을 합작했으나, 두 선수 외의 득점 루트가 없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아야 했다. 결국 여러 차례 접전을 거치고 맞이한 5세트에선 잦은 실책을 범하며 상대의 득점을 바라만 봐야 했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가 컸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12월초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백이 생긴 가운데, 흥국생명은 교체를 택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쉽사리 대체 선수를 구하기 어려웠다. 개막 후 10연승에 무패행진을 달리던 흥국생명은 루시아 부상 이후 5경기에서 2승 3패로 주춤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체 선수 후보 한 명을 추리는 단계까지 왔다. 박미희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르면 1월 첫째 주 말에 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가져야 하기에 실제 출장은 2월에나 가능하다. 4라운드가 펼쳐질 1월 한 달 동안 지금 선수들로 더 버텨야 하는 흥국생명이다.

루시아. ⓒKOVO
외국인 선수 부재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국내 선수들의 과부하 등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흥벤저스’라 불렸던 김연경과 이재영은 여전히 많은 득점을 해주고 있으나, 전력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기에 풀타임 출전이 불가피하고 상대 집중 견제까지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공격 패턴에 대한 세터 이다영의 부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미희 감독도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4라운드가 진짜 고비다”라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보였다. 휴식은 주고 있지만 오늘 또 5세트를 뛰어서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 고비가 될 것 같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흥국생명은 하필 1월 첫 경기, 4라운드 첫 경기에서 2위 GS칼텍스를 만난다. 해당 경기에서 패한다면 2연패와 함께 2위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물론, 새해를 안 좋게 시작하게 된다. 또 GS칼텍스와는 KOVO컵 준우승에 이어 시즌 첫 패배를 당하는 등 악연이 깊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난적을 만나게 되는 흥국생명이다.

선수들을 지쳤고, 외국인 선수 합류는 한참 남았다. 흥벤저스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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