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걱정이다. 밀워키 브루어스보다 훨씬 강한 보스턴 레드삭스 타선을 상대해야하기에 걱정이고, 또 다시 원정경기에서 부진할까, 그리고 밀워키를 상대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진했기에 걱정이다.

가뜩이나 LA다저스의 중요한 순간에 아시아 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모습이 많았기에 류현진이 이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왼쪽부터 노모 히데오, 다르빗슈 유, 류현진. ⓒAFPBBNews = News1
다저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18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를 펼친다. 오는 24, 25일에 열리는 1,2차전은 보스턴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3,4,5차전은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6,7차전은 다시 보스턴의 홈구장이다.

디비전시리즈까지만 해도 다저스 내에서도 클레이튼 커쇼보다 나은 선발임을 내보였던 류현진은 하지만 챔피언십에서 연속된 부진으로 인해 기대치와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류현진이 밀워키전에서 자신이 보일 수 있는 모습을 거의 다 보였음에도 무너진 것이 더 충격적이다.

▶원정이라? 진짜 강팀을 만나서?

류현진은 밀워키와 챔피언십 2차전에서는 4.1이닝 2실점, 6차전에서는 3이닝 5실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2차전의 경우 타선이 도와줘 패전은 면했지만 6차전은 ‘이기면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부진했기에 뼈아팠다.

류현진의 부진 이유로 많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역시 ‘원정경기’였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올시즌 홈 9경기 평균자책점 1.15, 원정 6경기 평균자책점 3.58로 확연히 달랐다. 포스트시즌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홈경기에서는 7이닝 무실점이었지만 밀워키와의 두 경기는 모두 원정에서 부진했다.

올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피안타율이 고작 1할6푼9리, 커브는 2할 4리로 류현진이 던지는 6개 구종 중 피안타율이 가장 낮은 두 구종이다. 이 두 구종이 특히 챔피언십 6차전에 처절하게 피안타로 연결된 모습에 류현진은 “제구가 몰렸다”고 했다. 정말 제구가 몰린게 문제였다면 이를 극복해내는게 과제다.

2018 메이저리그 최강 타선의 보스턴. ⓒAFPBBNews = News1
▶‘최강 타선’ 보스턴, 류현진은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현진이 ‘진짜 강팀’을 만나 부진했다는 시선도 제기한다. 실제로 올시즌 류현진이 상대한 팀 중 포스트시즌에 나간 팀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6이닝 무실점), 콜로라도 로키스(7이닝 무실점) 총 2경기를 빼고 나머지 13경기는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팀과의 경기였다.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애틀랜타도 759득점으로 메이저리그 10위 수준의 득점력, 득점력과 가장 관련 있는 출루율도 11위 수준의 팀이었다. 하지만 밀워키가 작정하고 류현진의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을 노리고 나왔고 류현진은 속수무책이었다.

밀워키보다 보스턴이야말로 진짜 강팀이자 메이저리그 현존 최강 타선을 갖추고 있다. 876득점으로 메이저리그 득점 1위, 팀 타율(0.269), 출루율(0.339) 장타율(0.453) 모두 1위일 정도로 보스턴 타선은 다이너마이트로 가득 차있다.

게다가 류현진은 통산 보스턴을 상대로 1경기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행여 2차전 선발로 나설 경우 펜웨이파크 등판 경험도 없었다는 점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다저스의 아시아 투수 PS 잔혹사

LA다저스는 그동안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아시아 선발 투수들이 부진해 골머리를 앓았다. 최초의 아시아 투수였던 노모 히데오는 1995년과 1996년 모두 포스트시즌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995년에는 5이닝 5실점, 1996년에는 3.2이닝 5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이것이 노모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등판이기도 했다. 1995년, 1996년 모두 다저스는 노모가 등판한 경기에서 지며 디비전시리즈 3연패로 탈락했다.

이후 구로다 히데키도 2008 포스트시즌 당시에는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46으로 뛰어났으나 2009 포스트시즌 당시 챔피언십 3차전에서 1.1이닝 6실점으로 크게 부진해 이후 다저스가 연패하며 탈락한 것에 패인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2017시즌에는 다르빗슈 유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트레이드 된 이후 9경기 평균자책점 3.44로 마치고 챔피언십까지 포스트시즌 11.1이닝 2실점으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정말 트레이드로 잘 데려온 선수로 평가될 때만해도 좋았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충격적인 3차전 1.2이닝 4실점, 7차전 1.2이닝 5실점 최악투로 끝내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실패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다저스로 이적한 이후 잘했고 챔피언십까지 잘 던진 것은 모두 잊혀졌다.

이처럼 공교롭게도 아시아 선발 투수들이 포스트시즌 중요한 순간에 무너진 적이 많았던 다저스는 류현진을 통해 그 잔혹사를 씻어낼지 아니면 이어갈지 이번 월드시리즈를 통해 지켜보게 됐다.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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