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또 못 이겼다. 8이닝 2실점 투구를 하고도 도리어 패전투수가 되고 만 제이콥 디그롬(30·뉴욕 메츠)이 메이저리그 138년 역사상 가장 불운한 선수가 됐다.

디그롬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2자책점 10탈삼진의 호투를 펼치고도 팀이 2-3으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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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를 통해 디그롬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시 없을 불운한 선수로 공인(?)받았다. 중계방송사 SNY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20경기 이상을 나온 선수 중 평균자책점이 2.00 이하이면서 7승 밑으로 거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디그롬이 바로 그 첫 번째 선수가 된 것.

올시즌 디그롬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20경기에서 131.1이닝을 던져 5승5패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며 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에서는 투수 전체 3위이자 내셔널리그 1위인 4.9를 기록하고 있다. FIP(수비무관 평균 자책점)마저 2.27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6이닝 3실점 이하인 퀄리티스타트는 20경기에서 무려 16회나 했다.

그럼에도 고작 5승밖에 하지 못할 정도로 타선이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디그롬이 나왔을 때 타선은 3.60점을 냈다. 메이저리그 전체 13위로 낮은 순위다. 물론 13위도 적은 점수지원이지만 그렇다고 영 낮은 득점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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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득점지원도 영 나쁘지 않은데 5승밖에 거두지 못한 이유는 왜 일까. 디그롬의 등판일지를 보면 설명된다.

디그롬의 시즌 초반 4경기는 메츠가 모두 6점 이상을 득점했다. 6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는 무려 12득점이나 해 승리했다. 골고루 점수를 내주지 못하고 한방에 몰아서 점수를 내다보니 득점 지원면에서 디그롬이 영 낮은 것은 아닌 이유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정말 가관이다. 5월부터 디그롬이 등판한 14경기에서 메츠는 단 2경기를 빼고 12경기가 모두 3득점 이하로 경기를 끝냈다. 디그롬이 나오면 몇 경기를 빼곤 대부분의 경기에서 3득점 이하로 점수를 내다보니 디그롬이 평균자책점 1위에도 5승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향후 디그롬은 부상만 없다면 12경기 내외로 더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12경기 안에서는 ‘불운’이 사라지게 될까. 일단 첫 20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138년 역사상 가장 불운한 선수로 기억된 디그롬에 대해 메츠 타선 역시 어떻게 도울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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