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물론 그 기록은 표본이 많을수록 신뢰를 받는다. 그러나 개막 두달이 지난 현재 표본을 더 가져가고 싶어도 가져갈 수 없는 집단이 있다. 바로 ‘신인 선수들’이다. 이전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신인들의 경우 현재의 성적과 기록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기록은 명확히 말하고 있다.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신인 중 단연 최고라고. 그냥 추상적으로 ‘잘한다’가 아니라 눈부시게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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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메이저리거, 주요 지표 모두 최상위권

타자에게는 일명 `슬래시라인'으로 불리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과 함께 홈런, 타점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기록이다. 투수는 평균자책점, 이닝, 탈삼진을 꼽을 수 있다. 이 모든 기록에서 한국 선수는 최고다.

일단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0경기 이상 나온 신인 중 타율 1위(0.366), 출루율 1위(0.435)다. 물론 아직 26경기밖에 나오지 않아 규정타석에 들지는 못했지만 출루율에서는 신인 중 유일한 4할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장타율에서는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뛰어나다. 이대호는 장타율 5할3푼5리로 메이저리그 신인 중 전체 3위다. 아메리칸리그로 한정하면 1위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홈런에서 압도적이다. 11홈런은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중에서는 3위, 아메리칸리그로 한정하면 역시 1위다. 이대호는 8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3위. 타점에서는 박병호와 이대호 모두 20타점으로 메이저리그 공동 6위다. 아메리칸리그로 한정하면 공동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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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투수 전부문 1위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는 아메리칸리그로 한정지어야만 1위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오승환은 아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이다. 1.65의 평균자책점은 1경기라도 나선 모든 신인 투수 중에 1위다. 31경기에 출전한 것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조시 오시치와 함께 공동 1위.

46개의 탈삼진은 불펜투수 중 1위이며 선발투수를 포함해도 5위다. 오승환 밑에는 선발로 10경기 이상을 나오며 오승환보다 두 배 가까운 이닝을 던진 선수도 수두룩하다.

▶압도적 기록, 그 너머

기록은 말한다. 김현수는 다소 출전경기가 적지만 타율과 출루율에서는 신인 최고이며 박병호는 홈런 숫자만큼은 최고라고. 이대호는 장타율과 홈런에서 최고 수준이며 오승환은 투수 중 압도적이다.

사실 이들을 신인으로 취급하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만 신인지만 한국 선수 모두가 한국이나 일본에서 10년 이상을 뛴 베테랑이기 때문. 그렇기에 이렇게 일반적인 20대 초중반의 메이저리거 신인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단순히 기록만 이들을 최고라 여기지 않는다. 오승환은 현재 흔들리는 트레버 로젠탈을 대체할 마무리 후보 1순위로 현지 언론은 거론하고 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불펜 투수중 오승환을 가장 많이 활용했을 정도로 팀내에서 신뢰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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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처음엔 천덕꾸러기였다가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는 요즘엔 벅 쇼월터 감독이 나서서 “그를 가진건 우리의 행운”이라고 말하게 했다. 비록 좌투수가 선발로 나올 때는 선발에 나오지 못하지만 2번 좌익수로 그의 위치역시 고정되고 있다.

박병호와 이대호 역시 팀내에서 거포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대호는 클러치상황에서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실제로 이대호는 플래툰으로 선발에 제외됐을때도 팀이 득점이 절실한 9회 대타로라도 나서며 중요할때 한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적은 표본이지만 기록은 분명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신인 중 최고라고 한다. 그러나 팀내에서 대우 받는 것 역시도 이미 기록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 메이저리거들이다.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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