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북’’(The Jungle Book) ★★★1/2(5개 만점)

컴퓨터로 만든 정글과 거기서 사는 온갖 동물들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이 아름답고 장엄하고 수려하다. 움직이고 살아 숨 쉬는 이 디즈니 영화는 디즈니가 지난 1967년에 만든 만화영화의 신판인데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이 절묘히 합쳐졌다. 3D로 보는 시각효과가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 혀를 찰 지경이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동물들의 대사를 말하는 배우들의 음성연기.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들리나 시간이 가면서 귀에 익숙해진다. 영화의 약점이 있다면 모두가 너무 잘 아는 얘기라는 것과 플롯의 무게가 시각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

온 가족이 같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정글 속의 늑대소년 모글리의 모험과 액션영화로 원작은 영국 작가 루디야드 키플링의 동명소설.

카메라가 유연한 동작으로 정글의 생태계를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고아소년으로 늑대가 키운 모글리(닐 세티-인도계 미국 소년으로 2,000여명의 웅모자 중에서 뽑았다. 나긋나긋하고 날렵한 동작과 연기를 아주 잘 하는데 다소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것이 흠이다)의 보호자인 검은 표범 바기라(벤 킹슬리의 음성)의 해설로 영화가 진행된다.

정글은 모든 동물들이 평화 공존하는 지상낙원. 이런 평화를 무시하고 자기가 정글의 왕이 되려고 성질을 부리는 못된 짐승이 호랑이 시어 칸(이드리스 엘바). 특히 시어 칸은 인간인 모글리를 싫어하데 그래서 둘은 적으로 마지막에 사생결단의 격투를 벌인다. 시어 칸 외에 정글의 평화공존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못한 것이 나무에 사는 거대한 뱀 카(스칼렛 요한슨).

바기라가 모글리가 이젠 인간세계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결정, 처음에는 이에 반대하던 모글리를 인간세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둘이 함께 험한 정글여정을 진행하면서 모글리는 각종 동물들을 만나고 또 모험과 액션을 겪게 된다.

먼저 만나는 것이 영화의 코미디 쉼표를 하는 장난기 심한 곰 발루(빌 머레이). 모글리가 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발루에게 꿀을 제공하면서 둘은 친구기 된다. 그리고 발루는 1967년 영화에 나온 노래 ‘베어 네세시티즈’(The Bare Necessities)를 신나게 부른다. 이어 모글리는 원숭이떼들에게 납치돼 버려진 고도에 사는 흉측하게 큰 오랑우탕 킹 루이(크리스토퍼 월큰) 앞으로 끌려간다. 킹 루이가 모글리에게 원하는 것은 ‘빨간 꽃’ 즉 불이다.

마침내 모글리는 인간세계에 도착하는데 과연 그가 정글가족을 버리고 인간세계로 돌아갈까? 아니면 정글로 되돌아갈까?. 재미있고 즐거운 영화로 컴퓨터 정글 속에서 유일한 살아 있는 짐승인 인간 소년과 컴퓨터 동물들이 물에 물 섞이듯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교감하고 또 행동하는 시각효과야 말로 경이롭기만 하다. 존 파브로 연출.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