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사진=임세준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안방극장 주말 밤에 오랜만에 정통 '가족극'이 대거 등장해 시청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이 바로 그 주인공.

최근 드라마 속 가족의 모습은 비정상일 정도로 자극적인 묘사들로 주를 이뤄 소위 ‘막장 드라마’, ‘고구마 전개(답답한 내용 전개를 비꼬는 말)’등 많은 질타가 이어진 바 있다.

사실 작품을 이끌어 가는 데 있어서 ‘가족’을 테마로 하는 이야기만큼 무궁무진하고 다루기 쉬운 소재도 없다. 그러나 자칫하면 극의 전체적인 평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앞서 ‘가족 드라마’를 표방했던 일부 작품들도 밋밋한 이야기 구성이 되지 않도록 극의 중간 뭔가 확 끌어 당길 만한 과한 설정을 넣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극의 결말도 용두사미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사진=임세준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게다가 주말 시간대 안방극장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드라마 속 ‘가족의 상실’ 나아가 ‘가족의 해체’는 다반사가 된 지 오래다.

'그래 그런 거야', '아이가 다섯', '가화만사성'은 이런 드라마 풍토에 반기라도 들듯 ‘정통 가족극’을 표방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 나아가 꾸밈없는 현실 반영으로 제대로 된 ‘가족 코드’를 지향하며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 따끈한 새 가족 드라마들을 조명해 봤다.

# 믿고 보는 작가 김수현의 생동감 넘치는 대가족 이야기, SBS ‘그래 그런거야’

특유의 화법으로 이른바 ‘언어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작가 김수현의 최신작 ‘그래 그런거야’가 가장 먼저 정통 가족극의 포문을 열었다.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사진=임세준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그래 그런거야’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유가네 3대에 걸친 가족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요즘 보기 드문 대가족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은 물론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김수현 작가만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대사 터치로 진지하게 펼쳐내고 있다.

특히 배우 이순재와 강부자를 필두로 김해숙, 노주현, 송승환, 홍요섭, 임예진, 양희경, 정재순, 김정난, 윤소이, 조한선, 서지혜, 신소율, 남규리, 왕지혜, 김영훈, 정해인 등 신구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맛깔 나는 열연을 펼쳐 극의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더욱이 배우 이순재는 지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예전 작가들의 글은 양이 아니라 질로 평가 받았다. 그들은 한국 문단에 등단한 대가들이고 최고의 문필가들이다. 접속어 하나도 바꿀 수 없다. 그 작가들 중 마지막 라인이 김수현 작가가 아닌가 싶다”고 극찬하며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연출은 맡은 손정현 PD는“‘그래 그런거야’는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부터 시작된 ‘인생’ 시리즈로 보시면 될 것이다. 전작보다 더 유쾌해지고 즐거워지고, 긍정적이 됐다”라며 “항상 김수현 작가는 늘 드라마 속에 사회적 어젠다를 제시했는데 이번에는 막내아들을 통해서 취업에 고통 받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아픔을 넣었다”고 밝혀 드라마 속 현실 공감 요소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KBS 2TV '아이가 다섯' (사진=스포츠한국 DB)
# 싱글맘-싱글대디의 두 번째 행복 찾기, KBS 2TV ‘아이가 다섯’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KBS 2TV ‘아이가 다섯’은 최근 젊은 부부들의 세태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담아낸 드라마다.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인생의 두 번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탄생한 재혼 가정을 통해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 사랑 등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좌충우돌 감성코믹 가족극이다.

극중에서 안재욱은 아내와 사별한 뒤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 이상태 역을, 소유진은 이혼의 상처를 딛고 세 아이를 꿋꿋이 키우는 억척 싱글맘 안미정 역을 각각 맡아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이가 다섯’시청률은 1회부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꿰차며 독보적인 KBS 2TV의 주말극 황금 시간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MBC '가화만사성' (사진=스포츠한국 DB)
앞서 김정규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특별한 것은 없는 그저 따뜻한 가족들과 이웃들 이야기다”라고 소개하며“두 아이를 가진, 아내와 사별을 한 남자와 세 아이를 가진 이혼한 여자의 재혼 이야기도 다룰 예정이다. 현실적으로도 공감을 얻을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 가족 이야기+로맨스+코미디 다 들었다! 종합 선물세트 같은 MBC ‘가화만사성’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 원미경의 14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먼저 화제를 모은 MBC ‘가화만사성’은 자수성가한 중식당 가화만사성의 절대군주 봉삼봉(김영철)과 가족들이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가화만사성을 이루는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 이후 단 2회 만에 빠른 전개와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열연에 힘 입어 빠른 시청률 상승세를 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김영철과 원미경 외에도 윤다훈-지수원 남매 호흡, 이필모-김소연-이상우 삼각관계, 김지호-장인섭 연상연하 부부, 박민우, 안효섭, 윤진이 등 청춘스타들의 깨알 활약 등 각양 각색 캐릭터들의 대 향연을 펼쳐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모든 우여곡절 속에서도 결국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되새기면서 주말 저녁 훈훈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동윤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현재 한 달 동안 촬영해 왔는데 다양한 장면과 드라마 속 인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라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우리 드라마는 요리 이야기 등 특별하면서도 다채로운 내용이 들어간다. 가족 이야기+로맨스+코미디 등이 다 들어있다. 명절 때 알찬 구성의 선물 세트를 뜯었을 때의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원미경은 “이번 드라마 ‘가화만사성’ 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도 가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사실 드라마 속에서 ‘가족’이라는 것은 장르적인 것보다는 소재의 영역이고, 지금까지 가족 드라마를 다루는 기본적인 취지는 크게 달라진 바 없다”라며 “문제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자극적이거나 잘못된 설정으로 인해 드라마의 주제가 변질되면서 대중들이 말하는 ‘막장 드라마’가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더욱이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 드라마라고 해서 ‘가족이니까 이런 것이고 이래도 되지’라는 식의 일부 고정 관념이 강요되어서도 안 된다”라며 “앞으로도 가족 드라마가 식상하지 않고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현실에 뒤처지지 않도록 새로운 트렌드를 잘 따르면서 많은 고민과 신선한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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