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1년 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가 화물운송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과 달리 여객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LCC들은 이렇다할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자 LCC들은 줄줄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외부 자금 확보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액면가 5000원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한 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제주항공은 무상감자를 통해 1분기 기준 28.7%의 자본잠식률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최근 LCC 업계 2위까지 올라온 티웨이항공은 가장 먼저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4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티웨이항공의 1분기 부채비율은 886%로 작년 말 503%에서 383%P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66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지만 이후에도 적자폭이 증가해 올해 4월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현재 부채비율은 410%로 낮아졌다.

에어부산도 오는 10월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보통주 1억1185만주를 신규 발행한다. 조달 자금 중 1463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1036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에어서울과 함께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올해 각각 800억원과 300억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신규 LCC인 플라이강원의 경우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플라이강원은 당초 67% 비율로 무상감자를 실시하고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자본으론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없게 되자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플라이강원은 무상감자 비율을 80%로, 유상증자 규모 250억원으로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3위로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긴 진에어는 현재 자본잠식률이 42.4%에 달한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진에어도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상증자에는 모기업인 한진칼이나 자매사인 대한항공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LCC들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외에 보유 기재를 줄이는 등 고정비 절감에도 나섰다. 항공기 리스 계약이 끝나면 항공기를 반납하고, 당분간 신규 리스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고정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미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각각 5대, 3대의 항공기를 반납해 현재 23대, 41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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