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hy로 사명 변경…할리스도 '커피' 뗐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hy’. 사람 이니셜 같은 이 이름의 주인은 ‘한국야쿠르트’다. 지난 3월 말 식음료에 한정된 기존 이미지를 넘어 사업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한국야쿠르트 영어 약자인 hy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는 다른 기업들이 이름을 바꾸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기아차가 차를 빼고 ‘기아’로, 던킨도너츠가 도너츠를 빼고 ‘던킨’으로 기존 이름을 지키는 방식보다 더욱 과감하다. 이름 변화가 커 한동안은 괄호 안에 ‘구 한국야쿠르트’라는 설명을 덧붙여줘야 하지만, 앞으로 100년을 향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사진=hy 제공)
◆ 식음료 이미지 탈피 나선 hy

hy는 1969년 설립돼 올해 52주년을 맞았다. 과거에도 이름을 한차례 변경한 적이 있는데 1996년 ‘한국야쿠르트유업’이던 당시 사업 영역을 한정한다는 이유로 이름에서 ‘유업’을 뺐다. 1983년 ‘팔도라면’ 출시를 시작으로 식품회사로 거듭나던 시기였다.

이번 사명 변경도 ‘체질전환’이 목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hy는 지난해 대비 매출은 0.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6%, 당기순이익은 44.7% 급감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에 영향을 받은 탓이 크다.

이에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프레딧’을 중심으로 비대면 영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프레딧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프레시 매니저가 집으로 배달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이다. 2017년 론칭 후 현재 고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hy가 운영하는 프레딧. (사진=hy 제공)
hy의 방향성은 프레딧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유제품과 밀키트, 건강식품 등을 판매해왔던 프레딧은 지난해 말부터 뷰티제품과 생활용품, 여성용품, 유아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프레시 매니저 이동 수단인 카트 ‘코코’ 역시 무인결제 시스템을 장착해 3.0세대로 진화했다. 와이파이와 인공지능을 적용해 재고관리까지 가능하다. hy는 냉장 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고 타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hy 관계자는 “기존 이름에서 식음료 기업 이미지가 강해 이를 벗어나 유통 전문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변경하게 됐다”며 “소비자가 낯설어하는 부분은 예상하고 있었으며 계속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쳐 인지도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리스 로고 변천사. (사진=할리스 제공)
◆ 커피·푸드 떼고 기업 이미지 개선

최근 할리스도 기존 할리스커피에서 ‘커피’를 지웠다. 음료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식과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새 슬로건은 ‘모먼츠 오브 딜라이트’. 사람·공간·경험에 집중해 일상에서 다채로운 순간의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 로고에서도 COFFEE(커피)를 뺐다.

할리스는 지난해 9월 화학·철강·IT 사업을 운영하는 KG그룹에 인수됐다. KG이니시스 ‘테이블 오더 서비스’ 적용, 스마트오더 리뉴얼 등 최신 IT기술을 접목해 M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특화 매장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현재 매출 약 2000억원, 매장 587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이를 2배 가량 늘리는 게 목표다.

신유정 할리스 대표는 “할리스의 빨간 왕관을 쓴 것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열정을 다해 최고가 돼가는 MZ세대들과 더욱 가깝게 호흡하고 싶다”며 “KG그룹을 만나 새로운 날개를 단 할리스를 대한민국 대표 K-브랜드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달 ‘맘스터치앤컴퍼니로’ 이름을 바꿨다. ‘푸드서비스’라는 모호한 이름을 떼고 ‘맘스터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 출신의 김동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맘스터치는 독보적인 가성비와 제품력으로 MZ세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장기간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4개 브랜드가 쌓아둔 벽을 뚫고 패스트푸드 업계에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 2019년 사모펀드 케이앤엘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약 1년간 노사 갈등, 가격 인상, 메뉴 재편 등으로 ‘가성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맘스터치를 이름에 사용해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회사 측은 “신규 사명은 맘스터치와 통일성을 갖추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더욱 주력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라며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제품·서비스·위생을 혁신하고 상생 경영을 통해 국내 최고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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