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허삼영 감독-롯데 허문회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1위와 10위. 사령탑 2년차 ‘허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극과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위(롯데)와 8위(삼성)로 비슷했던 지난해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두 팀은 감독 경험이 전무했던 허삼영 감독(삼성)과 허문회 감독(롯데)을 선임해 데이터 야구의 강화를 꾀했으나, 시즌 후반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하위권에 머무른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한 팀은 최정상에, 다른 한 팀은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극과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두 사령탑은 감독 첫 해 답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자율과 체력관리를 강조하며 긴 시즌을 버티는 노하우와 선수들의 신뢰를 얻어냈지만, 콘크리트와도 같은 확고한 주전 라인업으로 2군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후반 부진과 체력 문제를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웠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 변화무쌍한 라인업으로 데이터야구의 진수를 꽃피우려 했으나, 선수들의 줄부상과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의 부재, 얇은 선수층에 경험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으며 또다시 하위권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은 달라졌다. 데이터 위주의 변화무쌍 라인업보다는 중심타선만큼은 확실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허 감독의 반성이 있었고, 피렐라-오재일의 영입으로 방점을 찍으며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경험을 축적했던 김지찬, 송준석, 박승규 등의 어린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뒤를 탄탄히 받쳐주면서 시즌 초반 선수들의 줄부상 위기를 금방 극복하고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간 원동력이 됐다.

반면, 롯데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다. 별다른 외부 영입은 없었고, 주전 라인업은 여전히 확고하기만 하다. 수술로 이탈한 민병헌의 중견수 자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자리의 주전 선수들이 확고하다. 롯데의 올 시즌 플래툰 비율이 46.7%로 10개 구단 중 KT(37.8%) 다음으로 낮은 것을 본다면 여전히 변화를 지양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불펜 마운드도 활용 폭이 적다. 백업과 2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변화의 삼성과 고집의 롯데, 하지만 두 팀이 받아든 성적은 극과 극이다. 시즌 극초반이긴 해도 경기 차가 6.5경기가 될 정도로 서서히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은 부상 선수들까지 돌아오며 선수층이 더 탄탄해지고 있는 반면, 롯데는 별다른 변화없이 주전 선수들의 부활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최대 분수령에서의 두 사령탑의 선택이 시즌 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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