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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윤승재 기자] 최근 인터넷에선 ‘준며든다’ 열풍이 불고 있다. 인기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 최준의 매력에 스며든다는 말의 신조어로, 일종의 ‘밈(meme)’으로 자리잡은 말이다. 그런데 프로야구판 삼성 라이온즈에도 이만한 매력을 발산하는 선수가 있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그렇다.

요새 삼성팬들은 피렐라만 보면 흐뭇할 따름이다. 연일 때려내는 무서운 타격감과 몸사리지 않는 열정, 그리고 순둥순둥한 외모에 긴 속눈썹으로 팬들의 시선까지 강탈하면서 삼성팬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일단 야구를 잘하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피렐라는 타율 0.325에 8홈런 18타점 장타율 0.675라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벌써 홈런을 8방이나 때려내며 수 년간 이어온 삼성의 거포 갈증을 씻어내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또 피렐라는 홈런 8개 중 7개를 대구 삼성라이언즈파크(라팍)에서 때려내며, 삼성이 찾고 있던 ‘라팍 최적화’ 외국인 타자의 맘껏 뽐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년 동안 활약했던 ‘거포’ 러프와 결별한 뒤 외국인 타자 농사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타자 친화형 구장인 홈 구장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피렐라가 그 아쉬움을 제대로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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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도 피렐라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평범한 내야 땅볼이나 단타성 타구에도 전력질주하는 모습이나 몸을 사리지 않는 슬라이딩으로 기회를 만들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미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피렐라의 '흙니폼'은 이미 야구팬들에겐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사실 피렐라의 현재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발바닥 통증을 안고 뛰고 있다. 그러나 아픈 기색은 전혀 없다. 허삼영 감독이 “피렐라가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제시켜도 본인이 막 뛰어버리니까 방법이 없다”라고 난감해 했지만, 피렐라는 그저 자신의 야구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런 피렐라의 모습을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이미 삼성은 피렐라에 푹 빠져들어 그야말로 ‘렐며들었다(피렐라에 스며들었다).’ 앞으로 피렐라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거포 FA 오재일이 돌아왔기 때문. 홀로 혹은 구자욱과 나눠서 중심타선을 외롭게 지켰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강민호가 살아나고 오재일까지 추가되면서 견제와 부담이 조금씩 분산되고 있는 상황. 앞으로의 피렐라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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