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삼성팬들은 피렐라만 보면 흐뭇할 따름이다. 연일 때려내는 무서운 타격감과 몸사리지 않는 열정, 그리고 순둥순둥한 외모에 긴 속눈썹으로 팬들의 시선까지 강탈하면서 삼성팬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일단 야구를 잘하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피렐라는 타율 0.325에 8홈런 18타점 장타율 0.675라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벌써 홈런을 8방이나 때려내며 수 년간 이어온 삼성의 거포 갈증을 씻어내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또 피렐라는 홈런 8개 중 7개를 대구 삼성라이언즈파크(라팍)에서 때려내며, 삼성이 찾고 있던 ‘라팍 최적화’ 외국인 타자의 맘껏 뽐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년 동안 활약했던 ‘거포’ 러프와 결별한 뒤 외국인 타자 농사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타자 친화형 구장인 홈 구장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피렐라가 그 아쉬움을 제대로 달래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도 피렐라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평범한 내야 땅볼이나 단타성 타구에도 전력질주하는 모습이나 몸을 사리지 않는 슬라이딩으로 기회를 만들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미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피렐라의 '흙니폼'은 이미 야구팬들에겐 익숙한 모습이다.하지만 사실 피렐라의 현재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발바닥 통증을 안고 뛰고 있다. 그러나 아픈 기색은 전혀 없다. 허삼영 감독이 “피렐라가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제시켜도 본인이 막 뛰어버리니까 방법이 없다”라고 난감해 했지만, 피렐라는 그저 자신의 야구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런 피렐라의 모습을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이미 삼성은 피렐라에 푹 빠져들어 그야말로 ‘렐며들었다(피렐라에 스며들었다).’ 앞으로 피렐라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거포 FA 오재일이 돌아왔기 때문. 홀로 혹은 구자욱과 나눠서 중심타선을 외롭게 지켰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강민호가 살아나고 오재일까지 추가되면서 견제와 부담이 조금씩 분산되고 있는 상황. 앞으로의 피렐라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