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옥' 김현주 '도전 두려웠지만, 프레임 깨고 싶었죠'
'지옥'서 새진리회 맞선 변호사 민혜진 연기
액션 연기 위해 고강도 훈련 받기도
넷플릭스 첫 도전, 얻은 것 많아
2021-11-29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개 이후 하루만에 정상을 차지했고 28일 기준 TV쇼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김현주는 새진리회에 맞서는 정의로운 변호사 민혜진을 연기했다. 민혜진은 새진리회와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집단인 화살촉의 선동을 막고 고지를 받은 사람들을 돕는 인물로, 정진수(유아인)를 향한 의문을 추적하던 중 화살촉의 습격을 받고 자취를 감춘다.
"극 중 4년의 시간이 흐른 설정이지만 갑자기 액션배우처럼 나타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아서 액션 스타일에 대해 액션 팀이 많은 고민을 했어요. 실제로 촬영은 많이 어렵지 않았어요. 구르기, 걷기, 뛰기 같은 기초 액션들은 액션스쿨에서 걸음마 배우듯 하나하나 배웠고요. 제가 운동을 꾸준히 해서 체력이 괜찮은 편이라 합을 맞춰도 크게 숨차진 않아서 '운동한 효과가 있구나' 했어요. 근데 이상과 현실의 차이 때문에 살짝 '현타'가 왔었어요. 촬영할 땐 스스로 '이번 컷 되게 파워풀하고 절도 있었네?' 했는데 막상 모니터링 해보니 제가 굉장히 느리더라고요.(웃음) 더 열심히 했었죠."
"연 감독님은 즐거움이죠.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땐 '왜 나를 택하셨을까?' 하고 놀랐는데 촬영하고보니 액션은 하나의 도구였을 뿐이고 단지 액션만 보고 캐스팅하신 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현장에서는 위트있게 분위기도 풀어주시고 편안한 분이셨어요. 유아인씨, 박정민씨는 너무 예쁘고 좋아요. 저보다 어리거나 후배라는 생각을 할 수 없게끔 두 배우가 굉장한 힘을 보여줬어요. 어쩌면 저보다 커보이기도 했고요. 각자 고유의 색깔과 신념이 확고해서 흡입력이 컸고 같이 호흡할 때 제가 어느 순간 시청자처럼 보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어요."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처음인데 전 세계에서 본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자유로웠어요. 해외 시청자들은 저에 대한 프레임이나 고정적인 이미지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뭘 하든 어색하지 않고 편하게 받아들일 것 같았어요. 연기할 때 저도 모르게 그동안 해왔던 것, 시청자들이 내게 바라는 것에 스스로 프레임을 씌워왔던 것 같은데 '지옥'은 그걸 떨칠 수 있는 계기였어요. 고정적인 프레임을 깨야 한다는 게 하나의 과제처럼 무겁게 느껴진 시간이 길었거든요. 배우라면 어떤 것이든 깨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갈증도 있었고요. '지옥'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됐고 용기도 생겼어요. 아직 만족한다고 하기엔 이르지만 그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늘 '하던 것이나 잘하자' 했는데 '그만 둘 게 아니면 해보자'로 바뀌었어요. 계속 새롭게 도전하는 배우로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정이'는 또 새로운 시도죠. 이번에도 처음 시도하는 캐릭터인데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어요. '지옥'에서 연 감독님이 보여주신 믿음 덕분이죠. 지금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해외 진출이요? 일단 한국에서 좋은 배우가 돼야죠. 원래 큰 목표를 두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지금 최선을 다하고 그게 쌓이면 미래가 된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그래도 꿈이라면 좋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왓쳐' 찍을 때 한석규 선배님이 존재만으로 힘이었거든요. 선배님을 보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인가?' 되묻곤 했어요. 저도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그런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