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토크] 이성민, 소처럼 열일하는 성실함의 아이콘!
'미스터주'와 '남산의 부장들'서 명불허전 연기 선보여
2020-01-29 최재욱
올 설 극장가에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제작 리양필름㈜, 이하 ’미스터주‘)와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처스)에서 극과 극의 연기를 선보인 배우 이성민이 바로 그런 경우다.
“개봉시기가 이렇게 겹치는 건 정말 예상치 못했고 의도한 일이 아니에요. 2018년 ‘목격자’와 ‘공작’이 같은 시기에 개봉했을 때도 정말 양쪽에 다 미안했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생겼네요. 그 때 한 영화의 200만 돌파 축하 인증샷을 찍으면서도 마음이 기쁘기보다 불편하더라고요. 이번에도 그때처럼 양쪽 제작진들이 잘 이해해줘 고마울 따름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양쪽 무대 인사를 다니며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웃음)”
‘미스터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사람이 아닌 군견 알리와 파트너를 이뤄 사라진 VIP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 이성민은 영화 속에서 군견 알리와 꿀 케미를 이루며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아무리 잘 훈련된 동물이어도 서로 연기 합을 맞추는 건 쉽지 않은 일. 더군다나 이성민은 평소에 개를 무서워해 이번 영화는 더욱 고난도 미션이었다.
300만 관객을 넘어서 연일 흥행순위 1위를 유지 중인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정치 영화. 이성민은 매우 도발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 속에서 ‘명불허전’이란 찬사가 어울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친다. 아무리 연기지만 이성민이 연기한 박통이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큼 부담이 컸을 듯하다.
“우리 딸이 제가 박통 역을 맡았다고 하니까 ”헐“이라며 놀라더라고요. 고등학생이 보기에도 무게감이 남다른 인물인가 봐요.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박통이란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욕망에 관한 영화였어요. 권력자들이 어설프게 쌓아 올린 모래성 위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기존에 박 전 대통령이 나온 영화들을 살펴보니 모두 외모가 닮은 분들이 연기를 했더군요. 제가 가장 닮지 않았어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귀 분장을 하고 잇몸을 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분의 자세와 걸음걸이, 제스처를 따라 하는 것이었죠. 자료 영상들을 보며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어요.”
이성민이 배우인생을 걸어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 한 번이라도 도움을 얻은 사람의 부탁은 잘 거절하지 못한다. ‘머니게임’의 연출자 김상호 감독은 가난한 연극배우였던 이성민을 안방극장으로 불러들인 인물. 충무로 대세답게 러브콜이 쏟아지는 가운데서 김감독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오랜만에 안방극장 컴백을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한 작품이 아니에요. 김감독은 연극배우였을 때 저를 발굴해 단막극에 출연시킨 분이었어요. 그 이후에도 작품을 하실 때마다 저를 불러주셨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일들이 이어질 수 있었어요. 제가 연기하는 허재라는 인물은 매우 개혁적이면서 어쩌면 혁명가적인 인물이에요. 익숙한 스토리가 아닌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만한 드라마예요. 저도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경제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어요. 시장주의, 신자유주의, 개방경제 등 처음 듣는 말들이 뭔지 알았어요.”
“일을 할 때는 잘 몰라요. 오히려 일을 안 할 때 몸이 아프죠. 모든 사람들이 매일 회사에 출근해 일을 하잖아요. 배우가 촬영장에 가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공작’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탄 후 어떻게 하다 이런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됐나 복기를 한 적이 있어요. 도와주신 분들 덕분이에요. 그 중 누구 하나라도 인연이 어그러졌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거예요. 그래서 인연이 있는 사람이 하자고 하면 거절을 못해요. 쉬어가겠다는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당분간 쉬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