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심원들' 박형식 ''진짜사나이' 아기병사 같은 캐릭터, 저랑 닮았죠'
2019-05-15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청년 창업가 권남우는 얼떨결에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에 8번 배심원으로 가장 마지막에 합류하게 된다. 법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증인, 증거, 정황까지 모든 것이 유죄를 가리키는 이 재판이 어딘가 석연치 않다. 유죄냐, 무죄냐. 과연 남우는 어떤 선택을 할까.
“‘배심원? 그거 아직도 해?’라고 물어봤을 정도로 처음엔 그게 뭔지도 잘 몰랐어요. 외국영화에서 본 기억만 있을 뿐 크게 관심은 없었던 것 같아요. 남우는 ‘진짜사나이’ 아기병사 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낯선 환경에 떨어진 인물이에요. 감독님께서 캐릭터 연구를 하지 말고 와달라고 하셔서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남우를 연기했어요. 남우는 순수한 면이 있는데 제가 캐릭터에 어떤 의미나 의도를 담기 시작하면 때가 타고 오히려 캐릭터가 변질될 수 있었을 거예요. 저도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연기하다보니까 제 실제 말투가 많이 묻어나오기도 했고요. 배우로서 또 다른 접근 방식을 배운 느낌이에요.”
“기술시사회 때 처음 보고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점점 나도 진짜 배심원이 돼서 같이 사건을 풀어가는 느낌이 들었죠. 특히 판사님이 판결을 내리려고 하는데 배심원들이 한명씩 손을 들고 소신을 밝히는 장면, 판사님이 배심원의 의견을 들어주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죠.”
드라마 ‘상속자들’,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을 통해 주목받은 박형식에게 ‘배심원들’은 첫 장편 영화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에서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드라마와 180도 다른 분위기의 영화 촬영장은 그에게 낯설기만 했다고. 심지어 영화 초반부 ‘저 우리나라에 배심원이 있는지 처음 알았는데요?’라고 말하는 신은 무려 27번 테이크를 찍었을 만큼 험난했다.
‘배심원들’로 첫 스크린 도전을 마친 박형식은 오는 6월 10일 수방사 헌병대 입대를 앞두고 있다. 6년 전 MBC ‘진짜사나이’에서 ‘아기병사’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으며 스타덤에 오른 것처럼, 군 입대는 그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수방사는 예전에 ‘진짜사나이’ 촬영했던 기억이 있어서 익숙한 곳이에요. 살짝 슬프기도 하고 추억도 떠오르고 그래요. 처음 ‘진짜사나이’에 투입될 땐 주변에서 가서 고생만 하는 프로그램인데 왜 하냐고 했었죠. 근데 황금시간대 주말예능 고정이었고 놓칠 수 없는 기회였고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땐 제가 봐도 제 모습이 바보 같았는데 다행히 그런 면을 좋아해주셔서 힘든지도 모르고 최선을 다했었죠. ‘진짜사나이’ 출연은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감사해요. 그때 부대에 가서 촬영한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진짜 입대를 해요.(웃음) ‘배심원들’이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데 내용도 좋고 재밌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조금은 홀가분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가 사랑받으면 군대 갔다와서도 계속 찾아주시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