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진출 한국 배우들, 2막 열었다
2016-07-23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그러나 이병헌이 영화 ‘G.I.조’(2009)로 전세계에서 3억 달러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속편까지 출연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후 ‘터미네이터:제니시스’(2015)에서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호흡을 맞췄고 이어 3월 개봉한 ‘미스컨덕트’에서는 알 파치노와, 9월 개봉을 앞둔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덴젤 워싱턴과 각각 연기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개성있는 연기로 일본 등 해외에서 각광받은 배두나도 할리우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자매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할리우드에 첫발을 뗀 배두나는 이후 워쇼스키 자매가 제작한 ‘주피터 어센딩’(2015)에 이어 두 사람이 연출한 넷플릭스의 드라마 ‘센스8’ 시즌1,2에 모두 출연하며 현재 촬영에 한창이다. 배두나는 “한국 영화와 외국작품의 균형을 맞춰서 출연하려고 노력중”이라며 “‘센스8’는 한국에서 촬영이 있었는데 마치 내가 손님을 맞는 호스트가 된 기분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들려주었다.
배두나에 앞서 할리우드 작품에 주연급으로 자리매김한 여배우는 김윤진이다. 2004년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로 처음 할리우드와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시즌6까지 ‘로스트’의 전 시즌에 출연해 인지도를 굳혔고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 브상 시상식에 첫 등장한 한국인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에는 두 번째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에 출연중이다.
한국계 미국 이민자로 할리우드에 진출해 현지에서 배우로 성장한 이기홍은 영화 ‘메이즈 러너’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에 출연했다. 이 작품은 시트콤 작가로 유명한 티나 페이가 만든 시리즈로, 지난해 에미상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작품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기홍은 “동양적인 외모를 지닌 덕에 자연스럽게 동양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맡고 있기에 더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매번 연기할 때마나 내가 동양인의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 고민하면서 연기한다”라고 들려준 바 있다.
할리우드에 나선 한국 배우들은 이제 ‘제 2막’에 들어서는 듯한 모양새다. 이는 한국이 콘텐츠 시장으로서 세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가고 있다는 점과도 궤를 같이 한다. 국내 한 대형 영화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할리우드 업계 관계자들과의 미팅에서도 한국 시장의 동향이나 선호하는 작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이런 점이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배우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비중이 늘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