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정일우 '강박관념 버리고 돌아왔어요'
2011-03-17 안진용기자
2009년 방송된 드라마 이후 정일우는 잠시 쉼표를 찍었다. 스무 살 이후 정신없이 달려온 연기생활에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 잔뜩 움츠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뛰듯 정일우는 더 큰 행보를 위해 잠시 힘을 비축했다.
정일우가 선택한 작품은 SBS 수목 미니시리즈 (극본 소현경ㆍ연출 조영광). 그는 극중 망자를 저승으로 이끌어가는 이른바 ‘스케줄러’를 연기한다. ‘현대판 저승사자’라 할 만하다. 저승사자라는 무거운 이미지가 정일우와 만나자 한결 가볍고 세련된 모습을 탈바꿈했다.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캐릭터죠. 특히 패션에 많은 신경을 써요. 아마도 올해 유행할 모든 패션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웃음) 게다가 망자(亡者)를 데리러 가는 스케줄 관리는 스마트폰으로 하죠. 요즘 세상에 저승사자가 있다면 아마 속 저와 같은 모습일 거예요.”
“의도적으로 살을 많이 뺐어요. 젖살이 있으면 아이같아 보이기 때문에 보다 성숙한 이미지를 만들려 했죠.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일단 드라마가 시작되면 정일우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2년의 공백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죠.”
정일우는 지난 2007년 MBC 시트콤 에 출연하며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당시 맡았던 캐릭터인 ‘윤호’는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때문에 그 동안 정일우는 윤호를 벗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등에서 다소 진지하고 묵직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조차 스스로가 느끼는 강박관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고 팬들 앞에 서는 것 역시 배우의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 정일우는 보다 편하게 카메라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은 하이킥을 날리던 ‘날나리’ 고등학생 윤호를 떠올리게 한다.
“그 동안 주로 어둡고 까칠한 캐릭터를 맡았었죠. 하지만 속 캐릭터는 윤호와 비슷해요. 일할 때는 철저하지만 평소에는 가볍거나 풀어질 때도 있죠. 저랑 잘 맞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제가 편하게 연기하다면 팬들도 보다 편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에 출연하며 정일우가 가장 듣고 싶은 평가는 “달라졌다”다. 어느덧 연기와 캐릭터 변화를 고민할 정도로 훌쩍 자란 정일우는 더 이상 차려진 밥상을 받아먹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다. 작품 전체를 생각하고 자신의 정확한 역할을 찾아갈 줄 아는 능동적 연기자다.
“굳이 제가 어느 부분이 달라졌다고 말하기 보다 작품을 보는 분들이 판단하실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2년 동안 축적된 에너지를 맘껏 보여드리려 해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하.”
스포츠한국 @ㆍ사진=김지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