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6·SSC 나폴리)가 우루과이와 경기 후 폭탄 발언으로 혼란을 일으켰다. 이후 해명 없이 소속팀으로 돌아간 김민재의 모습은 수비 시 보여줬던 터프함과 180도 달랐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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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월 A매치 평가전 우루과이와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가 경기 후 깜짝 발언을 던졌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 인터뷰에 임한 김민재는 '힘들어 보인다'는 취재진의 말에 "힘들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당분간이 아니라 지금 소속팀에서만 집중하고 싶다"며 "축구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된 애기인지를 묻자 김민재는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이야기는 나누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더 이상의 설명 없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김민재의 발언으로부터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었다. 혹독한 일정에 대한 단순한 투정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기를 뛰어 지친 상황이기에 우승을 눈앞에 둔 소속팀 나폴리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미를 내포했을 가능성도 있다. 발언의 진의는 김민재만이 알겠지만 대표팀 이탈에서 더 나아가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민재가 추가 해명 없이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9일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다음달 해외파 선수들 점검차 유럽을 방문할 때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먼저 만나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김민재. ⓒKFA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김민재. ⓒKFA

물론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어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고 대표팀 3월 A매치에서도 콜롬비아-우루과이 2연전을 풀타임 소화한 김민재이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해되는 일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자신의 발언이 팀 전체에 미칠 영향력을 생각했어야 한다. 유럽 4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의 1위 팀 주전 수비수인 김민재는 손흥민 다음 가는 '한국 축구대표팀 최고 전력'이다. 수비진으로 국한하면 김민재가 의심의 여지없는 '중심'이다. 그 정도의 선수가 은퇴 가능성까지 떠올리게 발언을 하는 것은 대표팀과 축구 팬들에게 말만으로도 불안감을 주게 된다.

또한 김민재는 이후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고 출국하며 한국 축구에 불안감을 던진 채 나몰라라 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해외파 중 김민재를 가장 먼저 찾아가 얘기를 나누겠다고 하는 상황까지 왔다.

‘괴물 수비수’, ‘철기둥’으로 불리며 터프한 수비로 대표팀의 후방을 지켰던 김민재지만 현재 그의 태도는 경기 중에 보여줬던 이미지와 180도 다르다. 수비 리더의 든든함 대신 이기적인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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