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클린스만호가 데뷔전인 콜롬비아와의 A매치에서 ‘두 얼굴’을 보여줬다. 화끈했던 공격에 비해 아쉬웠던 수비가 우루과이전에서는 어떻게 달라질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3월 A매치 평가전 우루과이와 홈경기를 치른다.

ⓒKFA
ⓒKFA

지난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은 휴식 후 26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복귀해 우루과이전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우루과이와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만난 후 약 4개월 만의 재대결이다. 당시 한국은 0-0 무승부를 거뒀다.

우루과이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 NFC에서 경기 전 기자회견에 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전은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실수로 2실점을 내줬지만 시작의 과정에서 실수는 당연하다. 우루과이도 강호지만 한국도 좋은 팀이기에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축구를 선언한 클린스만 감독의 말처럼 한국 대표팀은 콜롬비아전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야기했다. 결국 전반 10분 압박으로 만들어낸 상대의 패스 실수가 손흥민에게 이어지며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고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오른발 프리킥 골까지 터뜨리며 2-0 앞선 채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콜롬비아는 후반전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한국을 몰아붙였다. 결국 후반 1분 오른쪽 측면(한국 기준 왼쪽)에서 한국 수비진을 허무는 데 성공했고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했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컷백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 수비는 공에만 시선을 집중하다가 박스 안으로 로드리게스를 완전히 놓쳤다.

기세를 탄 콜롬비아는 후반 5분 또다시 오른쪽 측면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호르헤 카라스칼이 컷백을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결국 두 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한 한국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떠올리게 하는 실점이었다. 브라질전 당시 한국은 전반 7분 만에 선제실점을 했다. 브라질이 오른쪽에서 하피냐가 쉽게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고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중앙 혼전에서 공이 뒤로 흘렀고 마침 뒤에 혼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있었고 비니시우스는 침착하게 노마크 기회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공에 집중하다가 선수를 완전히 놓친 것. 한국은 이후 3실점을 연달아 추가하면서 백승호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1-4 대패를 당했다.

결국 클린스만의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전은 ‘밀물’ 같은 전방 압박과 ‘썰물’ 같은 수비 집중력의 극단적인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우루과이전이 임박한 가운데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 격차를 좁혀야 하는 대표팀이다.

콜롬비아보다 한 수 위 팀으로 평가되는 우루과이는 이번 소집에 다윈 누녜스(리버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 주요 선수가 많이 빠져 사실상 1.5~2군 수준의 스쿼드로 3월 A매치에 임했다. 하지만 24일 1-1 무승부를 거뒀던 일본전에서 전반 38분 ‘에이스’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집중력 있는 득점에 힘입어 경기를 거의 가져올 뻔했다. 심지어 일본이 우세하게 끌고 가던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일격을 가하며 앞서 나간 것이었다. 한국-우루과이의 경기에서도 같은 상황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렇기에 콜롬비아전과 같이 수비 집중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장면은 더욱 허용해서는 안될 우루과이전이다. 특히 미드필드가 강점인 일본을 상대로 발베르데의 존재만으로도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상대의 공격 전개를 저지한 우루과이이기에 실수로 인한 선제 실점은 더욱 골치 아파진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의 말처럼 대표팀은 새 감독 체제에서 이제 시작의 과정을 밟고 있고 당연히 실수도 할 수 있다. 여기에 주전 왼쪽 풀백 김진수가 콜롬비아전에서 요추 골절 부상을 입어 대표팀에서 하차하면서 수비진에서 느껴지는 공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콜롬비아전의 연속 실점은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전 대패가 떠오를 만큼 강렬했기에 우루과이전에서 또다시 반복된다면 향후 클린스만호의 고질병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버릴 수 없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KFA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KFA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콜롬비아전에서의 아쉬운 수비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공격적인 부분만큼이나 많은 주목을 받을 클린스만호의 수비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