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하고 있는 김민재(26‧SSC나폴리). '수비수' 김민재가 소속팀에서 보여준 공격력은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의 새로운 전술 아래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풍부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김민재. ⓒKFA
김민재. ⓒKFA

지난 24일 클린스만호는 데뷔전인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쳤다. 이후 하루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26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 복귀해 28일 우루과이전을 대비했다. 우루과이와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만난 후 4개월 만의 재대결이다. 당시 한국은 0-0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역대 전적에서는 1승2무6패로 한국이 열세다.

앞선 콜롬비아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강도 높은 '압박축구'를 선보였다. 전반 내내 상대 진영 깊은 곳까지 강한 압박을 가했고 결과물도 얻었다. 전반 10분 조규성, 이재성이 상대 수비진을 연달아 압박하며 패스 실수를 유도했고 공을 차지한 손흥민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비록 후반 초반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2골을 실점했지만, 전반에 보여준 클린스만표 공격축구는 분명히 강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새로운 축구가 첫 선을 보인 가운데,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공격적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민재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소속팀 나폴리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은 나폴리는 마라도나 시절 이후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코앞에 두고 있다. 김민재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고 있다.

김민재. ⓒKFA
김민재. ⓒKFA

김민재는 수비수지만 공격적인 다재다능함도 강점인데 이는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에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먼저 나폴리의 핵심 공격 옵션 중 하나이기도 한 '김민재표 중장거리 패스'가 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뿌려주는 김민재의 긴 패스는 빠른 템포의 공격을 추구하는 클린스만호의 축구에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의 밀도가 가장 높아 상대 압박이 거센 중원을 건너뛰고 뒷공간에 침투하는 공격진에게 바로 패스를 연결해 신속하게 득점을 노릴 수 있기 때문.

김민재는 전진 드리블 역시 일품이다. 소속팀 나폴리에서 공격이 답답하게 전개될 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적극적인 오버래핑(수비수가 측면을 통해 공격수보다 더 높게 상대 진영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일반적으로 스피드와 드리블에 장점이 있는 측면 수비수가 오버래핑을 펼치지만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지닌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임에도 간헐적인 오버래핑을 즐긴다. 이를 통해 중원과 측면에서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발생시켜 공격수를 상대 마크에서 자유롭게 해 팀의 공격 작업을 원활하게 만든다. 때로는 드리블 후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등으로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 된다. 상대의 압박을 빠르게 벗어내고 올라가려는 클린스만호의 공격축구에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김민재. ⓒKFA
김민재. ⓒKFA

콜롬비아전에서는 김민재의 공격적인 장점들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콜롬비아보다 한 수 위로 평가 받는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그의 공격성이 더욱 필요하다.

우루과이는 이번 소집에 다윈 누녜스(리버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 주요 선수가 많이 빠졌지만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와 마티아스 베시노(라치오)가 버티고 있는 중원은 건재하다.

우루과이의 ‘월드클래스급’ 중원은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한국이 중원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때 김민재의 긴 패스와 전진 드리블 능력은 우루과이의 강력한 중원을 무력화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일단 우루과이전을 향한 김민재의 투지는 강력했다. 경기 전날인 27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재는 “우루과이는 주축이 빠져도 강팀이다. 상대가 거칠고 강하게 부딪치는 축구를 하기 때문에 한국도 맞부딪칠 각오를 해야한다”며 승리의 의지를 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김민재. ⓒKFA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김민재. ⓒKFA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클린스만표 공격축구'.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뽐낸 공격 본능을 클린스만호에서도 펼쳐준다면 이는 대표팀에게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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