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단연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다. 벤투호 시절 공격에 마음껏 집중하지 못했던 손흥민이 ‘레전드 공격수 출신’ 클린스만을 만나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클린스만호는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에 공식 소집돼 22일까지 훈련 후 울산으로 이동해 24일 있을 평가전을 대비했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이번 소집을 시작으로 첫 업무에 돌입했으며 축구대표팀은 24일 울산에서 콜롬비아, 28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을 가진다.

대표팀 ‘감독’ 클린스만과 ‘주장’ 손흥민은 일찍부터 서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클린스만은 지난 9일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 역시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선수로서 손흥민의 모든 경기를 지켜봤고 엄청난 팬“이라고 밝혔다. 손흥민 역시 21일 ”토트넘 구단 내에 감독님의 선수 시절을 본 분도 있고 같이 생활한 분들도 있다. 감독님과 짧은 얘기를 통해서도 얼마나 선수들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구단에서도 좋은 분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공격축구를 천명했다는 점 역시 손흥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는 혼자서 너무도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손흥민이다.

벤투는 대표팀 감독 초기에 후방에서 패스를 통해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출중한 기성용을 보유하고 있었다. 덕분에 공격적인 성향의 미드필더인 황인범, 이재성 등이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공격수에게 패스를 뿌려줄 수 있었고 손흥민 역시 후방에서 날아오는 긴 패스 타이밍에 맞춰 자신의 장기인 상대 뒷공간 침투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기성용이 2019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후 그만큼 정확하고 위력적인 긴 패스를 구사하는 대체자를 구하지 못해 빠른 공수 전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김민재, 정우영(알사드) 등이 역할을 분담해 후방 빌드업을 펼쳤지만 아쉬움을 완벽히 지울 수는 없었다.

2022년 6월 A매치에서 파라과이를 상대하는 손흥민. ⓒKFA
2022년 6월 A매치에서 파라과이를 상대하는 손흥민. ⓒKFA

대표팀은 중원과 후방에서 한 번에 전개되는 빠른 전환패스가 줄어들자 상대 공간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고 급기야 손흥민이 '중원 사령관' 역할까지 도맡아야 했다. 특히 지난해 6월 A매치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던 파라과이전과 이집트전에도 손흥민이 득점에 집중하기보다는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와서 패스로 풀어주는 경우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약 10년간 독일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를 지내면서 월드컵과 유로 우승까지 차지한 전설적인 공격수다. 여기에 ‘다득점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그의 의지는 손흥민을 골잡이 역할에 집중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물론 클린스만이 어떤 방법으로 손흥민의 공격 집중을 가능하게 할지는 미지수다. 벤투호 초기에는 기성용,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EPL 득점왕을 거머쥔 2021~2022시즌에는 해리 케인이 후방에서 양질의 침투 패스를 찔러줬다. 이를 재현하려면 미드필더들의 역할 변화 등 벤투 시절과는 다른 클린스만의 묘책이 필요하다.

일단 손흥민이 24일 상대인 콜롬비아에 강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2경기 3골을 기록해 한국 선수로서 황선홍과 함께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양봉업자(꿀벌을 연상케 하는 노란 유니폼의 팀들을 상대로 손흥민의 성적이 좋아 붙은 별명)’로서의 득점 본능을 끌어올리기 좋은 경기인 것.

당연히 콜롬비아-우루과이로 이어지는 3월 A매치만으로 클린스만의 향후 손흥민 기용법을 완전히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방향성은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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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클린스만은 손흥민에게 어떤 모습을 원할까. 올 시즌 리그 26경기 6골로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흥민이 ‘레전드 공격수 출신’ 클린스만을 만나 득점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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