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핫한 작품들 세션엔 항상 그의 이름이
‘신사와 아가씨’, ‘삼남매가 용감하게’ 등 숱한 인기 드라마 음악서
‘카지노’, ‘재벌집 막내아들’, 견자단 ‘천룡팔부:교봉전’까지
‘모범가족’선 기타 세션 및 메인 작곡가로
임재범‧전인권‧이은미‧장근석‧초신성‧B1A4‧영탁 등 많은 가수 세션
조성모 밴드마스터에 이어 現 서영은 밴드마스터
남성적 에너지+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연주
성악 전공한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 논문으로 석사 학위
음악활동 매진 위해 대학 강의 대폭 줄여
“국카스텐 하현우, 요즘 이런 보컬 없어”
“서영은, 노래와 인성 모두 대단”
66년 펜더 스트라토와 ‘안토니오 마린 몬테로’ 아껴
웨이브 커스텀 앰프, 캠퍼/오리진이펙트 애용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안지훈(41)은 유명 가수들은 물론 드라마, 영화, 예능을 넘나들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션 기타리스트다. 임재범, 이은미, 장근석, NCT U, 영웅재중, 초신성, 걸스데이, B1A4, 우주소녀 등등 많은 가수 세션은 물론 전인권 밴드, 그리고 조성모와 서영은 밴드마스터로도 두각을 보였다.

오는 15() 시즌2 방송을 앞둔 강윤성 감독의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그리고 견자단 주연 천룡팔부:교봉전’, 정우 주연의 넷플릭스 모범가족’,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가장 핫한 작품 음악(기타) 세션엔 모두 안지훈이란 이름이 있다.

안지훈은 이미 이전부터 신사와 아가씨’, ‘으라차차 내인생’, ‘붉은 단심’, ‘달리와 감자탕’, ‘하나뿐인 내편등등 다수의 KBS 인기 드라마에서 청담동 앨리스’, ‘날아라 개천용’, ‘VIP’, ‘인생은 아름다워SBS 드라마, 그리고 가화만사성’, ‘킬미힐미’, ‘황금정원MBC에 이르기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거의 대부분의 인기 드라마에 참여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까지.

이처럼 대중의 관심을 끄는 가장 핫한 작품들은 왜 그의 연주를 필요로 하는 걸까?

이에 대해 제작 관계자들은 안지훈의 연주는 기존 세션맨들과는 달리 틀에 박히지 않아 신선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안지훈은 이력도 특이하다. 실용음악대학을 나온 게 아니라 성악(관동대)을 전공했고, 고교 땐 스쿨밴드의 리드보컬로 활동했다.

성악을 하면서 록보컬을 병행하지 못하게 됐어요. 록은 많이 질러야 하는 반면 성악은 거친 목을 항상 깨끗하게 만들어야 했거든요, 따라서 록보컬을 중단하고 기타만 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성악보단 기타 실력이 진일보하며 주목받았고 결국 기타리스트로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성악 전공은, 이후 그가 기타리스트로서 다양한 감정선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었음은 물론이다. 

안지훈은 기타리스트 외에 작곡가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서영은 그렇게 태어난 거라서봄은 어딜까’, 장근석 ‘Reinca’‘If’, 허니스트 ‘Thank U’ 등을 작곡했고, 넷플릭스 모범가족에서도 최철호 음악감독과 함께 메인 작곡가로 10여 곡 이상 참여했다. ‘모범가족에서 들을 수 있는 컨트리풍의 슬라이드 기타를 비롯한 여러 기타 연주도 안지훈의 솜씨다.

최민식 주연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에서도 기타 세션을 했다. 명 작곡가 윤일상이 음악감독을 맡은 카지노작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다.

이 부분은 이렇게 저 부분은 또 이렇게 해달라며, 일상 형(윤일상 감독)으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음악 파일이 날아왔어요. 그러면 밤을 새우다시피 작업해서 보내주고, 형으로부터 이 부분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오고 그럼 다시 수정하고 이런 식으로 10여 차례 이상 파일이 오가며 카지노기타 파트가 완성됐습니다.”

인터뷰에서 안지훈은 “10여 차례 이상이라고 했지만 한번 할 때마다 거기에 들인 시간은 너무 많아서 일반적인 의미의 ‘10여 차례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 안지훈은 카지노40여 곡 정도 참여했다. 따라서 파일이 한번 오갈 때마다 3~4곡 이상 작업한 셈이다.

카지노윤일상 음악감독은 특히 감정선에 주안점을 두고 안지훈에게 기타 연주를 의뢰했다. 다시 말해, 메트로놈에 맞춰 박자를 정확하게 연주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윤일상은 카지노의 특정 씬에 어울리는 감정선을 위해 때론 박자에 맞지 않더라도 자신의 필링대로 감정선이 흐르는 걸 기타로 연주해주길 원한 것이다. 윤일상 감독이 건반으로 가이드한 프레이즈를 기반으로 안지훈은 거기에 생명을 붙어 넣은 셈이다.

이러한 연주(프레이즈)는 일상 형만의 또는 윤일상이란 감독이 강조하는 감정선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므로 특히 타이밍과 강약을 잘 살려주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윤일상 감독도 지난 118일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이슈후인터뷰에서 안지훈과의 기타 작업을 언급하며 어려운 주문사항이었는데도 잘 맞춰 주어 기뻤다고 말한 바 있다.

윤일상 감독은 지훈이와 작업할 때가 편하다무엇보다 말이 잘 통해서 좋다고 할만큼 그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안지훈은 오랫동안 세션을 해오며 유명 작곡가/음악감독들과 두루 친분이 있다. 특히 최철호 음악감독과 10년 넘게 여러 작품을 해오고 있다. ‘신사와 아가씨’, ‘! 삼광빌라등등 여러 드라마에서 견자단 천룡팔부영화까지.

안지훈은 영탁이 2022년 발표한 머선 129’, ‘갈색우산’, ‘아내기타 세션에도 참여했다. 그야말로 록에서 팝/컨트리, 발라드, 트로트까지 온갖 장르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이다.

안지훈은 하사관 출신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14녀 중 막내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남자라면 기타 하나쯤은 칠 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기타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국산 어쿠스틱기타로 시작해서 고2 때 용돈을 모아 콜트(Cort) 일렉기타를 샀다. 대학 입학 무렵엔 깁슨 헤리티지를 갖게 됐다. 아들 지훈의 공연을 본 아버지가 대견스럽다며 아들 격려차 선물로 사준 것이다.

당시 안지훈은 메탈리카, 본조비, GNR, 스콜피언스 등 여러 록밴드를 카피하며 실력을 연마했다. 거의 독학으로 기타를 익힌 셈이다. 2002년 서울재즈아카데미(SJA)에 등록해 기타와 작곡법도 배웠지만, 그의 진정한 기타 사부는 이근형이다.

2007년에 이근형을 처음 만난 안지훈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로부터 뮤지션 마인드전반까지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후 2009년 이근형 동생인 기타리스트 겸 음악감독 이근상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녹음실에 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서 안지훈은 스튜디오 세션 기타리스트로 데뷔한다.

고교 시절 헤비메틀 밴드에서 리드보컬 활동도 했지만 노래를 더 잘하고 싶어 관동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이어 단국대 대중문화예술대학원에서 게리 무어의 음악적 특징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공연예술학 석사 학위를 땄다. 국내 대학에선 최초라 할 수 있는 게리 무어 연구 논문인 셈이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동물원출신 박기영(홍익대 실용음악학과장)도 흔치 않은 시도라고 평할 정도로.

육군 대통령 경호실(운전병) 병장으로 전역한 안지훈은 세션 활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조성모 밴드마스터로 역량을 발휘하며 조성모 전국투어를 함께 했다.

조성모 형님은 순수하고 인간적으로 참 좋은 분이죠. 무엇보다 음악적 교감이 잘 통해서 좋았고 스타의식이라곤 전혀 없는 점도 매력이었어요.”

안지훈은 또한 초신성 일본 투어(2012) MBC ‘나는 가수다에서 국카스텐 객원 멤버로 거의 모든 회차에 출연했다. 국카스텐이 1회에 떨어질 줄 알았는데 연말까지 계속 올라가서 놀랐다고 한다.

안지훈은 국카스텐이 본격적으로 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부터 곁에서 지켜봤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국카스텐의 꾸밈없는 모습들(소박순수)을 잘 알고 있다. 하현우와는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하다.

요즘 이런 보컬이 없다고 할 정도로 하현우는 정말 대단합니다. 음역대가 너무 넓어 어떠한 곡도 소화 가능하죠. 고음은 물론 저음역까지 하현우의 소화력은 놀랄 정도입니다. 또한 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하현우만의 음악적 색깔도 독보적이죠.”

2013~2014년까진 B1A4BAP투어 맴버로 합류했다. 이때 B1A4 앨범에도 참여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Lonley’1위를 해 기억에 남는다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인권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안지훈은 개인적으론 남성미가 잘 드러나며 에너지 넘치는 연주세계를 추구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자신의 특장점이 잘 나타났던 시기로 전인권 밴드에서 활동할 때를 꼽았다.

전인권이란 한국의 살아있는 레전드 보컬과 밴드를 한다는 생각에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소리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고 연구하는 제 음악에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죠. 에너지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전인권 님은 확실히 음악의 결이 달랐어요. 하드록이 몸에 묻어 있는 뮤지션이라 저와 같이 하드록 세대가 아닌 뮤지션에겐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이런 목소리에 이런 에너지까지 가진 뮤지션이란 점에서 신기하게 보일 때도 있었으니까요. 합주 연습 땐 항상 일찍 오실 만큼 시간개념도 철저했죠.”

안지훈은 2016년부터 서영은 밴드마스터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스타 서영은이기 이전에 노래면 노래, 인성이면 인성, 무엇하나 빠질 게 없이 좋은 분입니다. 그동안 함께 하면서 모난 점을 한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 같이 활동하고 있다는 게 행복할 정도로 좋습니다. 둘이 기타 반주하며 노래할 땐 호흡이 느껴질 만큼 교감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했던 많은 기타 세션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곡으로 임재범 이름 모를 소녀’, 이은미 우리 두 사람’, 이문세 단비등을 꼽았다. 감정선이 드러나는 곡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안지훈은 15대 이상의 기타를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66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안토니오 마린 몬테로를 가장 아낀다.

“66년 펜더 기타는 2016년 일본에서 샀는데, 레인지가 넓고 밸런스도 탁월하며 힘도 좋습니다. ‘하이음역을 쏴도 귀가 아프지 않다는 것도 매력이죠. 물론 넥감도 좋아요.”

안토니오 마린 몬테로(나일론)1400만 원의 고가의 스페인 핸드메이드 기타로 2016년 경 구입했습니다. 소리 등 여러 면에서 남다른 악기죠.”

이외에도 2002년 낙원상가에서 구입한 71년 펜더 커스텀샵, 깁슨 레스폴과 SG도 갖고 있다.

51년 펜더 리이슈 커스텀샵은 전인권밴드 시절 즐겨 연주한 기타다. 전인권밴드 영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안지훈 또한, 소장하고 기타는 물론 잠깐 시연해 본 브랜드까지 합친다면 누구에게 지지 않을 만큼 많은 기타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100% 잘 맞는명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기타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그래서 그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기타 여행을 계속할 거라고 말했다.

줄은 어니볼엘릭서를 애용한다.

앰프는 웨이브 커스텀, 이펙트는 캠퍼(Kemper), 오리진(Origin)이펙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사진 참조.

안지훈은 2010년부터 대학 강의를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일찍 교육 분야에도 관심을 보인 셈이다. 한때 서울신학대, 국민대, 명지전문대, 백석예대 등등 월 평균 6개 대학을 오가며 강의할 만큼 후학 양성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현재 동서울대(실용음악)만 출강하고 있다. 음악활동에 더 매진하기 위해서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세션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록블루스다. 많은 기타리스트 가운데에서도 제프 벡, 에릭 클랩튼, 게리 무어, 존 스코필드, 웨스 몽고메리는 그의 베스트5 기타리스트.

트렌드 파악을 위해 애플뮤직 TOP100을 자주 들으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 1순위는 비틀즈를 비롯한 고전이며 최근엔 ELO 곡들을 정주행하며 즐겁게 감상하기도 했어요.”

취미는 3살된 애견(셔틀랜드 쉽독)과 산책하기.

근래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세션 뮤지션/작곡가답게 안지훈의 하루는 점심 무렵 기상해서 작업실(스튜디오)로 가 새벽 4시까지 일하고 집으로 오는 라이프사이클의 연속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희망사항 1순위로 건강을 꼽았다.

올해엔 운동도 하며 건강에 신경을 쓰고 싶어요. 그간 운동을 거의 하질 못했습니다.”

 

사용장비

기타

66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71년 펜더 커스텀샵

51년 펜더 리이슈 커스텀샵

71년 깁슨 SG스페셜

97년 깁슨 레스폴 클래식

타일러 클래식

PRS(폴리드스미스) 싱글컷

안토니오 마린 몬테로

마틴 OM28, 탐앤더슨, 타카미네 그 외

앰프

웨이브 커스텀

이펙트

캠퍼(Kemper), 오리진(Origin)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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