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의 내로라하는 축구선수들이 군 복무를 위해 모여드는 김천 상무. 오죽하면 그 별명도 스페인의 명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차용한 ‘레알 김천’이다.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김천이 2023년부터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김천의 지휘봉을 잡은 성한수(47) 감독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스포츠한국은 김천 상무의 2023시즌 대비 1차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상남도 창원에서 성한수 감독과 올 시즌 구상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성한수 감독은 1999 K리그 드래프트 전체 2순위의 높은 기대로 프로를 시작해 대전, 시티즌, 전남 드래곤즈 등을 거쳤지만 유망주 시절의 기대만큼 활약하진 못했다.  이후 한민대와 호남대 코치를 거쳐 호남대 감독 등을 지낸 후 2021년부터 수석코치로서 김천에 이바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김천 상무를 이끌었던 ‘펩태완’ 김태완 감독은 2003년 광주 상무 코치를 시작으로 상주 상무 코치를 거쳐 2017년 정식 감독이 됐고 지난해까지 상무 축구단을 지휘했다. 상무에서만 지도자로 20년을 있었던 것이다.

전임 지도자가 오랫동안 머물던 팀이기에 이제 막 프로팀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성 감독 입장에서는 김천의 지휘봉을 잡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성 감독은 부담보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김태완 감독님에게 물려받은 것을 살리면서 성한수의 색깔 또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내게 '하고 싶은 축구를 편안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김천은 상무 팀 특성상 병장 선수들의 전역과 신병 선수들의 입대가 발생한다. 선수단 변화의 폭이 크기에 감독이 자신의 전술적 색채를 팀에 입히고 적응시키기에 어려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성 감독은 “오는 6월 이영재, 김지현, 권창훈, 강윤성이 전역을 한다. 선수들의 전역 시기에 김천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감독이 나서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공백을 최대한 메울 것이다. 신병 선수들이 그때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김천 상무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김천 상무

물론 김천 감독은 단점만큼이나 눈에 띄는 장점 역시 갖는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축구선수들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군체육부대 소속 축구단인 김천 상무로 모인다. 감독 입장에서는 상상만 했던 선수 조합을 지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 괜히 ‘레알 김천’이 아니다.

성한수 감독은 “해마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들어오는 것은 감독으로서 행복한 일이다. 물론 이들을 이끌고 조합을 잘 꾸리는 것 역시 감독의 가장 큰 역할이다. 그 부분에서 올해 성적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새롭게 선보이는 ‘한수볼’은 어떤 모습일까. 선수 시절 공격수였던 성 감독의 특징이 묻어나왔다.

“최대한 간결하고 빠르게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공격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선수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상대에게 공을 뺏기더라도 빠르게 압박해 소유권을 다시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 공을 잃어버린 순간에 최대한 빠르게 반응할 것을 현재 훈련에서도 주문하고 있다. 기존 선수로는 이영재-김지현-권창훈, 신병 선수들 중에는 김현옥-조영욱-정치인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사실 모든 선수가 기대된다.”

팀을 구성하는 화려한 선수들의 존재만으로도 ‘K리그1 승격 후보 1순위’라는 평가를 받는 김천이다.

성 감독은 “(김천이 승격 후보 1순위라는 말에) 동의는 한다. 아무래도 선수 구성면에서 타 팀보다 많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는 멤버가 좋다고 해서 우승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색깔을 잘 보여주고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감독을 비록한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김천이 K리그2에 있었던 2021년, 그리고 지난해의 경기 내용을 보면 FC안양이 굉장히 끈끈하고 껄끄러운 팀이었다. 또한 박충균 감독님이 새로 부임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이랜드FC도 경쟁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특정 팀만 견제하는 것은 긴 시즌을 치름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김천 상무
김천 상무 성한수 감독. ⓒ김천 상무

한편 성한수 감독의 김천 사령탑 임기는 오는 7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연임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군체육부대는 병무청에서 군무원으로 채용된 인원에 한해 7월 김천 상무의 감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문체육지도 관련 자격증 등 타 종목 군무원 지도자 채용조건과 동일한 수준의 조건 충족이 필수다. K리그 감독직 수행을 위한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이미 보유한 성 감독 역시 군무원으로서의 조건을 맞추기 위한 준비 중에 있으며 7월 감독 선발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감독은 마지막으로 “김천은 올해 팬 분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축구, 많은 득점을 터뜨리는 축구를 경기장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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