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0년에는 김재성, 2018년에는 윤영선이었다. 항상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동계전지훈련에서 한국은 새로운 인물을 건져올렸었고 이번에는 김진규(25·부산 아이파크)라는 대어를 낚은듯 하다.

ⓒ대한축구협회
축구 대표팀은 지난 9일 소집돼 터키 안탈리아로 출국,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레바논과 시리아전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5일 아이슬란드전에서 5-1 승리에 이어 21일 몰도바전은 4-0으로 이기며 예열을 마쳤다.

축구대표팀은 22일부터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해 훈련하다 24일 터키로 합류하는 해외파(김민재(페네르바체), 정우영(알사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마인츠), 황의조(보르도))와 함께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 원정을 준비한다.

한국 대표팀은 그동안 월드컵을 앞둔 해에는 1월이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다. 소집대상은 대부분이 K리거 혹은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의 경우 시즌 중이기에 소집이 불가능하지만 K리그는 동계훈련을 진행하기에 소속팀에 양해를 구하고 월드컵을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2010년의 경우 동계훈련을 통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주전급으로 활약한 김재성(당시 포항 스틸러스, 현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을 발굴해냈다. 당시 김재성은 단 한 번도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던 선수지만 2010년 1월 열린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1월 잠비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고 이후 이후 동아시안컵 일본전 득점 등으로 기세를 타 월드컵 대표팀 준주전급으로 활약했다.

또한 당시 유망주 깜짝 발탁으로 화제가 됐던 이승렬(당시 FC서울)도 동계훈련을 통해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고 이후 동아시안컵 등을 거쳐 월드컵에서 교체선수로 뛰기도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이 한국 축구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동계훈련은 큰 자양분이 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미국 전지훈련에서는 홍명보 감독은 국내파의 한계를 절감했다. 이에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해외파 위주의 팀으로 꾸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1월에 터키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곳에서 신태용 감독은 중앙 수비수 윤영선을 발굴해냈다. 윤영선은 이전에 두 번 A매치를 뛴 적은 있으나 2015년과 2017년 한 번씩이었다. 동계훈련을 통해 신태용 감독의 눈에 들어 이후 월드컵 직전 평가전 경기에 대부분 출전했고 결국 한국이 ‘세계 1위’ 독일을 꺾는데 선발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또한 당시 동계훈련을 통해 홍철이 재발탁의 기회를 받기도 했다. 2011년부터 꽤 A매치에 많이 출전했던 홍철이지만 2017년은 아예 대표팀에서 사라졌었다. 하지만 1월 동계훈련을 통해 기회를 얻었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홍철은 이후 멕시코전과 독일전에 모두 출전하며 주전급 선수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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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에는 누가 김재성-윤영선처럼 1월 전훈 깜짝 발탁에서 월드컵 최종승선과 출전까지 이뤄내게 될까. 이번 전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김진규다. 연령별 대표만 거쳤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A대표팀 데뷔전은 가지지 못했던 김진규는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데뷔전을 가져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했다. 이날 몰도바전 역시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를 떠나 김진규는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는 물론 역동성과 호흡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어린 선수임에도 자신감이 넘쳤고 황인범-정우영으로 고정된 중원에 새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단연 이번 월드컵 전훈 히트작은 김진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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