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왼쪽)·올리버 스킵(가운데)·해리 윙크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레스터 시티전에서 중원과 후방 빌드업 시스템을 개편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27), 올리버 스킵(22), 해리 윙크스(26)의 중앙 미드필더진이 훌륭한 경기력으로 토트넘에게 새로운 옵션을 안겼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36점(19경기)을 기록하며 아스날(승점 35점·20경기)을 제치고 5위로 도약했다.

올 시즌 중반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부임 이후 중원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호이비에르, 스킵이 주로 선발출전한 가운데, 좀 더 전진패스를 찔러 넣어줄 자원으로는 윙크스를 선택했다.

그러나 토트넘의 중원은 매경기마다 조금 아쉬운 경기력을 나타냈다. 호이비에르-스킵 조합이 나오면 창의성이 부족했고, 호이비에르-윙크스가 출전하면 수비력이 떨어졌다. 특히 스리백에서 후방 빌드업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센터백 에릭 다이어의 결장 이후, 후방 빌드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토트넘의 문제점은 첼시와의 리그컵(EFL컵) 준결승 1,2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토트넘은 1차전 호이비에르와 스킵, 2차전 호이비에르와 윙크스 조합을 내세웠지만 상대 전방 압박에 맥을 못추며 흔들렸다. 공,수 전환도, 볼 점유도 쉽지 않았다. 결국 준결승 1,2차전 합계 0-3으로 패배했다.

그러자 콘테 감독은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윙크스와 호이비에르, 스킵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이들은 안정된 후방 빌드업과 빠른 볼배급으로 토트넘 공격에 시발점이 됐다.

해리 윙크스(왼쪽)·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AFPBBNews = News1
첼시전에서 미숙한 후방 빌드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자펫 탕강가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면서 빌드업에 관여하는 횟수를 줄였다. 반면 윙크스가 센터백 다빈손 산체스와 벤 데이비스 사이로 내려와 빌드업을 주도했다. 그 앞에는 호이비에르와 스킵이 버티며 최후방 3명, 3선 미드필더 2명으로 숫자가 확보된 안정적인 빌드업을 실행했다.

상대 압박을 술술 풀어내자, 토트넘의 공격력도 춤을 췄다. 정제된 볼을 왼쪽 윙백 세르히오 레길론이 빠른 스피드로 운반했고 간헐적인 호이비에르, 스킵의 전방 침투로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중원에서 한 명이 공격 지역까지 높이 올라가더라도, 뒤에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전술적 선택이었다.

콘테의 토트넘은 지금까지 스리백과 함께 손흥민과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의 공격 조합을 구성했다. 공격진 모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가운데, 토트넘으로서는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것이 플랜A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손흥민의 부상 속에, 토트넘은 중원을 강화해 경기력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옵션을 찾아냈다. 첫 출발이 좋았던 호이비에르-스킵-윙크스 조합이 앞으로도 토트넘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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