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정규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종료 휘슬이 두 번이나 불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오심을 저지른 재니 시카즈웨 심판이 당시 열사병 증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말리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카메룬 림베 옴니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튀니지에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말리 선수들이 아닌 잠비아 출신 시카즈웨 심판이었다. 그는 정규시간 90분이 채 되기도 전에 두 번이나 경기를 종료시키며 큰 비판을 받았다.
시카즈웨 심판은 먼저 후반 40분 첫 종료 휘슬을 불었다. 정규시간을 채우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역대급 오심이었다. 튀니지 선수들과 감독 및 스태프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기를 속개했지만 찜찜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카즈웨 심판은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를 저지른다. 후반 44분 50초경 다시 한번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또다시 정규시간을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 후반 43분경 VAR 판독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시간 대신 정규시간 줄이기를 선택했다. 축구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황당한 사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또다른 심판인 에샴 압델-파타는 시카즈웨 심판을 변호했다. 그가 이날 더위에 탈수 증상을 느껴 집중력이 저하됐다는 것이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 심판인 압델-파타는 이집트 방송 MBC 알 라이베를 통해 '경기를 주관한 시카즈웨 심판이 경기가 열린 림베에서 34도의 더위와 65%의 습도의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시카즈웨는 열사병에 시달렸고 탈수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경기가 끝난 후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무리 열사병에 시달렸다 하더라도, 본인이 쉬고 대기심이 경기를 진행했으면 되는 일이었다. 해당 사건은 네이션스컵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말리와 튀니지의 경기는 종료 후 약 20분이 지난 시점,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중 연맹측에서 경기 재개를 결정했다. 심판진도 주심을 교체한 뒤, 남은 시간을 3분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튀니지 선수단은 이미 샤워를 마치고 몸이 굳었다는 이유로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