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패배 이후 아쉬워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단.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팀의 상징과 같았던 선수를 잃은 FC 바르셀로나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E조 6차전 최종전에서 0-3으로 패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시종일관 수세에 몰렸다. 경기 초반 몇 번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실점을 간신히 피하는 정도였다. 결국 전반 34분 토마스 뮐러에게 선취골을 내줬고, 이어 전반 43분에는 리로이 자네에게 벼락같은 중거리슛을 얻어맞으며 끌려갔다. 전의를 상실한 바르셀로나는 후반 17분 자말 무시알라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결국 0-3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00~2001시즌 UCL 조별리그에서 1위 AC밀란(3승2무1패), 2위 리즈 유나이티드(2승3무1패)에 밀려 조 3위(2승2무2패)로 탈락한 이후 21년 만에 본선 토너먼트행을 이루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게 된 바르셀로나다.

허나 그 시즌 이후로는 최소 UCL 16강을 놓친 적이 없었고, 무려 4번이나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바르셀로나다. 이 기간에 자국 리그인 라리가에서 10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가 세계적인 강팀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바르셀로나는 완전히 몰락하고 있다. UCL 탈락뿐만이 아니다. 9일 기준 라리가에서도 6승 5무 4패 승점 23점으로 7위에 처져있다. 전혀 바르셀로나답지 않은 순위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바르셀로나 시절의 리오넬 메시. ⓒAFPBBNews = News1
갑작스런 몰락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바르셀로나의 상징이었던 리오넬 메시의 공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시는 지난 8월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팀을 떠났다. 그는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778경기에서 672골을 터뜨렸다. 이 수치는 각각 구단 최다 출전과 최다 골에 해당한다. 축구 선수 최대 영예인 발롱도르를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6번이나 받았다. 팀을 옮긴 올해 또 하나의 발롱도르를 추가해 총 7회 수상에 빛나는 메시다.

또한 앞서 언급한 10차례의 라리가 우승, 4번의 UCL 우승을 모두 이끈 선수도 바로 메시다. 게다가 코파 델 레이에서도 7번 왕좌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도 3차례나 정상에 섰다.

허나 이제 바르셀로나에는 메시가 없다. 메시를 대체할 선수도 없다. 안수 파티, 페드리,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포함한 5명의 주전 선수는 부상으로 빠져 있다. 메시와 영광의 시대를 함께한 세르히오 부스케츠, 제라드 피케는 서서히 찾아오는 노쇠화를 걱정해야 한다. 또다른 바르셀로나 레전드 차비 에르난데스를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결국 이것도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21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된 바르셀로나의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 ⓒAFPBBNews = News1
공교롭게도 메시가 이끄는 파리 생제르맹은 3승 2무 1패로 A조 2위에 이름을 올리며 UCL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5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지난 8일 열린 브뤼헤와의 최종전에서도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1년 만의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바르셀로나 팬들이다. 이 상황을 해결해 줄 ‘메시아’ 같은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항상 팀을 이끌어왔던 메시가 빠진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바르셀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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