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강원과의 승강 PO에서 이현식의 결승골을 도운 마사.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이시다 마사토시(26·대전 하나시티즌)가 팀의 K리그1 승격에 앞장서고 있다.

대전은 지난 8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에서 강원 FC를 맞이해 1-0 승리를 거뒀다. 마사는 이현식(25·대전)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사는 올 시즌 K리그2 15경기에 출전해 9골 1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마사는 지난 11월 18일 서울 마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시즌 시상식에서도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개인기록보다도 관심을 받은 건 지난 10월 첫 해트트릭을 터트린 뒤 서툰 한국어로 전한 소감이었다. 마사는 지난 10월 10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33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한국어로 "나는 실패한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오늘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승격에도 인생을 걸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안산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마사는 2020시즌 수원 FC에서 10골 4도움으로 활약하며 소속팀의 승격에 일조했다. 활약을 인정받은 마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1인 강원 FC로 이적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했고 올해 6월 대전으로 임대 이적했다. 단 6개월 만에 다시 K리그2로 돌아온 것.

대전 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이적 직후 부상으로 약 한 달 가까이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6경기를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적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마사였다.

그러나 10월부터 마사는 180도 달라졌다. 팀의 승격에 ‘목숨’을 건 마사는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날과 그 이후 리그 ‘5경기 6골’을 몰아치며 팀을 K리그2 3위까지 이끌며 승강 준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8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결승골의 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후반 5분 마사는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비집고 들어가 패스를 의도적으로 살짝 흘렸다. 이를 이현식이 침착하게 오른발슈팅으로 연결해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현장 해설진이 “이건 마사가 95% 만든 골이다”고 언급할 정도로 경기의 판도를 바꾸는 마사의 엄청난 솔로플레이였다.

마사는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후반 35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지만 대전은 마사의 화려한 도움으로 만들어진 선제 결승골을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대전은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한 채 2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프로축구연맹
이날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는 화제가 된 마사의 10월 10일 인터뷰 내용의 걸개가 걸려있었다. "승격 인생 걸고 합시다"라는 내용이었다.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을 것. 대전 이민성 감독도 경기 후 "외국 선수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역시 되돌아볼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마사의 한마디가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고 했다.

마사는 자신의 인터뷰가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냈냐는 질문에 "(동료들이) 의식을 하는 방향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플레이해서 결과를 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인생 거는 것을 생각하고 말고는 자유다. 그런데 동료들의 생각이 그런 쪽으로 바뀌었다"며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대전은 오는 12일 오후 2시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강원을 상대로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대전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K리그1 승격에 성공한다.

‘패배자’ 마사의 위대한 도전이 아름다운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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