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력차가 너무 명백했다. 게다가 중립경기였는데 알힐랄이 결승에 올라와 홈경기가 돼버렸다. 여기에 경기 내내 심판의 판정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포항 스틸러스는 아시아 정상까지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포항의 준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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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흐드 국제경기장에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는 시작 16초만에 벼락같은 알힐랄의 선제골로 인해 분위기가 넘어갔다. 나세르 알-다우사리가 골대와 약 30m지점에서 기습적으로 때린 왼발 중거리포가 절묘한 궤적으로 포항 골대 구석으로 들어가버렸다.

포항은 이른 시간 선제실점에도 경기내용은 대등하게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18분 알힐랄의 무사 마레가에게 사실상 승부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내주고 만다. 오른쪽에서 프랑스 국가대표로로 뛰었던 바페팀비 고미스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마레가가 몸싸움을 이겨내고 때린 오른발 슈팅이 포항 골문을 가른 것. 결국 포항은 만회골을 넣지 못한채 0-2로 패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포항에겐 여러 악재가 겹쳤다. 일단 핵심전력으로 떠오른 이승모가 병역 문제로 인해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된 것. 아이러니하게도 상대팀으로 풀타임을 뛴 장현수의 봉사활동 문제로 인해 강화된 병역법으로 인해 이승모가 출국하지 못해 포항은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중립구장으로 잡힌 경기장이 마침 홈팀인 알힐랄이 올라와 홈구장이 되버린 점도 포항에게 매우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중동원정을 가는데 상대 홈구장이기까지하니 최악의 상황이었다.

여기에 전력차 역시 너무 컸다. 독일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포항의 구단 가치는 1078만유로(한화 약 144억9780만원)이지만 알힐랄은 알 힐랄의 구단 가치는 6115만유로(약 822억 3941만원)으로 포항보다 약 6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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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알힐랄의 외국인 선수는 바페팀비 고미스(프랑스), 마테우스 페레이라(브라질)가 있는데 고미스는 프랑스 국가대표로도 10경기 이상 뛰었던 선수며 페레이라는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1골이나 넣은 선수. 여기에 장현수는 한국 대표팀 핵심선수였다.

포항은 K리그1에서도 36라운드까지 7위일정도로 국내에서도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이 아니며 전력 역시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경기 내내 알힐랄이 경기를 주도할 수밖에 없었고 포항 선수들은 그럼에도 분전했다. 하지만 이런 분전에 힘을 빠지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주심이었다. 주심은 알힐랄 선수들이 명백하게 다리를 높게 들어 머리를 가격했음에도 옐로카드도 주지 않았고 고의적으로 시간을 끄는 행위를 해도 구두경고에만 그쳤다. 이외에도 많은 판정이 충분히 ‘편파판정’으로 느껴질 만할 정도였다. 이날 주심을 맡은 모함메드 압둘라 하산 모하메드는 같은 중동의 아랍에미리트 국적이었다.

분명 아쉬운 패배였지만 부끄러워할 필요 없었다. 포항은 결승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이미 대단했고 결승전에서도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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