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글.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최고난이도 모의고사에서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엔 골키퍼 윤영글이 있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9시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의 칠드런스 머시파크에서 열리는 A매치 평가전 원정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2022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미국을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뤘다.

FIFA 여자 월드컵 최다 우승팀(4회)인 미국은 말 그대로 세계 최강이다. 지난 2017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절대 강자로 꼽힌다. FIFA 랭킹 18위인 한국이 한 번도 미국을 이겨보지 못했다.

역시 경기 내내 미국의 공격은 매서웠다. 알렉스 모건과 메건 라피노가 이룬 미국의 공격진은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한국의 골문을 날카롭게 위협했다. 심장이 덜컹하는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은 용감했다. 모두가 잘 싸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난 포지션은 든든하게 최후방을 지킨 골키퍼 윤영글이었다. 윤영글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대한축구협회
전반 19분. 미국의 주포 알렉스 모건이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 윤영글과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윤영글이 각도를 잘 좁혀 들어와 막았다.

전반 26분엔 가슴 철렁한 순간이 나왔다. 중앙수비 임선주의 백패스 실수가 나왔고 이를 잽싸게 낚아챈 ‘에이스’ 매건 라피노가 슛을 날렸다. 하지만 골키퍼 윤영글이 멋진 선방을 보여주며 미국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골키퍼와 포백라인의 호흡이 좋았다. 특히 후반 11분, 이 모습이 돋보이는 장면이 나왔다. 왼쪽 코너킥에 이은 로즈 라벨의 날카로운 헤더를 골키퍼 윤영글이 가까스로 쳐냈다. 굉장히 어려운 볼처리였기에 공은 그대로 흘렀다. 그리고 한국 수비수 장슬기가 흘러나온 볼을 몸을 날려 공을 처리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30분이었다. 골문과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A매치 통산 134골에 빛나는 칼리 로이드가 공을 잡았다. 지체없이 날카로운 왼발 슛팅을 날렸다. 그러나 한국에겐 윤영글이 있었다. 왼발을 쭉 뻗어 슛팅을 막아냈다.

본래 필드 플레이어 출신답게 발기술이 좋다고 평가받던 윤영글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이 ‘완성형’ 골키퍼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날 육탄방어를 펼치며 맹활약한 포백라인의 호흡도 골키퍼 윤영글의 수비라인 정비에서 비롯했다. 그리고 특유의 반사신경과 운동능력으로 이날 경기 내내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보여줬다.

마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준 조현우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당시 FIFA 남자축구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슈퍼세이브를 선보인 조현우처럼, 이날 경기 윤영글도 FIFA 여자축구 세계랭킹 1위 미국을 상대로 빛나는 활약을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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