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반 33분 정태욱이 스스로 쓰러져 경기장을 나선다. 그때는 경기 중 한 선수의 이탈정도로 여겼을지 모를 부상이었지만 이 부상 이후의 상황을 놓고보면 결국 정태욱의 부상 이탈은 대구FC가 쓰려는 새역사를 앗아간 결정적 승부처였다.

대구FC는 14일 오후 6시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의 원정경기에서 2-4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8강진출에 실패했다.

대구FC 제공
대구는 전반 4분만에 세징야의 중거리포로 일본 원정에서 앞서갔다. 전반 12분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반 28분 정태욱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한 에드가의 활약으로 2-1로 앞서가며 승리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그러다 전반 33분 정태욱이 부상으로 쓰러져 박한빈과 교체됐다. 정태욱은 3백의 중앙 오른쪽을 맡는 국가대표 수비수. 정태욱이 나간 이후 대구는 후반전 무려 3골을 내리 허용하며 2-4 대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정태욱의 이탈이 치명적이었던 것은 이후 나온 동점-역전골이 모두 정태욱이 지키던 오른쪽 수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나고야는 왼쪽 윙인 유키 소마와 왼쪽 풀백인 유타카 요시다가 대구의 오른쪽을 콤비플레이로 공략했고 정태욱이 있을때는 그래도 어느정도 막았지만 정태욱의 이탈 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경기 후 대구 이병근 감독도 “이기고 있을 때 부상자(정태욱)가 나와 아쉬웠고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상이 없었다면 2-1로 이기는 상황에서 더 과감하게 밀고 갔을 것이다. 에드가나 이근호를 이용해 상대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상과 체력적인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을 정도.

대구FC 제공
결국 정태욱 이탈 후 대체선수의 부재, 가뜩이나 원래 오른쪽 윙백인 정승원이 공격으로 옮길 수 밖에 없던 팀사정 등으로 인해 힘들었던 대구는 후반전 와르르 무너졌다.

이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자체로 구단 역사상 첫 ACL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남긴 대구. 만약 정태욱의 부상이 없이 2-1의 스코어를 지켰다면 ACL 첫 8강 진출이라는 더 큰 역사를 만들 수 있었기에 대구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팠던 순간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